비명 '이재명 견제'로 박광온 당선…'돈봉투·李리스크·통합' 과제

기사등록 2023/04/28 11:50:35 최종수정 2023/04/28 14:26:40

조만간 의총 열어 '당 쇄신 방안' 논의할 듯

앞선 인터뷰서 '통합형 원내대표단' 언급하기도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1대 국회 더불어민주당 제4기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홍익표(오른쪽부터), 김두관, 박범계, 박광온 후보자가 손을 잡고 의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3.04.28.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승재 기자 = 친이낙연계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8일 원내대표 선거에서 과반을 차지해 당선된 것을 두고 비이재명(비명)계의 이재명 대표 견제가 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표 사법리스크와 송영길 전 대표의 돈 봉투 의혹으로 당이 위기에 직면했고, 이를 타개하기 위해 비명계가 똘똘 뭉쳤다는 것이다.

새 원내대표로 뽑힌 박광온 의원에게는 돈 봉투 의혹과 이재명 대표 사법리스크 해결이라는 당면 과제가 주어진다. 이는 현시점에서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한 핵심 키워드이기도 하다.

박 의원은 이날 원내대표 선거 전 정견발표에서 "당선이 되면 곧바로 쇄신 의총을 열어 밤을 새워서라도 쇄신 방안을 마련해 국민들에게 보고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의 여파가 당 전체를 흔들고 있는 만큼 이를 수습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겠다는 것을 시사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특히, 자체 진상조사 추진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현재 민주당 지도부는 강제수사권이 없기 때문에 구속력 있는 조사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또한 결론을 내린다고 해도 '셀프 면죄부'로 보일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진상조사를 해서 조치하고 싶은데 실제 조사할 수 있는 권한, 상황이 되지 못하는 걸 잘 알지 않나"라고 발언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신속하게 수사를 해주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검찰의 수사 결과가 나오면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는 게 기본 방침이다. 당 내부에서는 이에 대한 불만도 나온다. 특히, 비이재명(비명)계는 발언 수위를 계속해서 높여가며 당 지도부를 압박하는 모습이다.

이상민 의원은 지난 2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당의 운명을 검찰 수사에 맡기고 거기에 이끌려 간다는 게 말이 되나. (이는) 자가당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도부가 자체 조사에 나서지 않는 것을 두고)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와 결부돼서 생각하는 견해들도 있다"고 언급했다.

민주당 소속 한 중진 의원은 "박 신임 원내대표는 검찰의 신속한 처리를 강하게 요구해야 한다"며 "시간 끌기만 하면 역풍이 불 것이기 때문에 돈 봉투 의혹에 연루된 의원들도 경중을 가려 조사를 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어 "당에 수사권이 없기 때문에 한계는 있겠지만 한계가 있으면 있는 대로 조사를 먼저하고 발표했어야 한다"며 "당에 엄연히 외부인 50%로 구성된 윤리심판원이 있으니 거기서 명명백백히 밝히는 게 좋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칫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 이후 친명과 비명으로 극명히 갈라졌던 당의 모습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앞서 민주당은 이 대표의 '질서 있는 퇴진'이 필요하다는 말이 돌 정도로 심각한 내홍을 겪은 바 있다.

박 신임 원내대표의 어깨가 무거워지는 이유다. 나아가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는 원내대표 임기 동안 해결해야 할 숙제이기도 하다.
 
실제로 비교적 계파색이 옅은 비명계 후보라는 점이 이번 선거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이번 선거가 치열한 계파전으로 흘러가지 않았고, 따라서 친명계와 중간지대의 표를 흡수할 수 있었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그는 앞서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는 원내대표단을 통합형으로 구성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앞서 이 대표의 당직 개편 취지에 맞춰 계파 간 균형을 맞추겠다는 취지다.

또한 사법리스크에 대해서는 "이 대표가 '총선 승리를 위해서라면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다'고 공개적으로 천명했다. 이는 굉장히 포괄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 말을 의심할 필요는 없고, 그 자체를 신뢰하고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의원들이 지속적으로 소통을 통해 서로 간 신뢰를 회복하고 지혜로운 길을 찾아나가는 노력을 멈추지 않아야 한다"며 "원내대표가 되면 반드시 그런 방식으로 문제를 풀어갈 것"이라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uss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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