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흉기로 아내를 살해하고 장모에게까지 중상을 입힌 4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김우수)는 27일 오후 살인 및 살인미수, 아동복지법 위반, 도로교통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A씨(42)씨의 항소심 선고공판을 열고 1심과 같이 징역 30년을 선고하고 아동 관련 기관에 대한 5년의 취업 제한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저지른 범행은 결코 우발적으로 보이지 않고, 피해자와 장모를 살해하기 위해 복부를 찔러 중상을 입혔고 이를 지켜보던 피해자의 어린 자식에게도 위협을 가해 정신적인 충격을 입었다"며 "범행 후 도주를 시도하는 등 정황도 결코 좋지 않다"고 판시했다.

이어 "당심에서 관련 기록과 법리를 면밀하게 검토했지만 모든 양형 조건을 종합하면 원심 판단이 재량의 합리적인 한계를 벗어났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원심 판단은 결코 가볍거나 무겁지 않다"고 했다.

A씨는 지난해 8월4일 0시37분께 인천 미추홀구 관교동 주거지에서 아내 B(40대·여)씨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그는 또 장모인 C(60대·여)씨에게도 흉기를 휘둘러 중상을 입혔고, C씨를 살해하려다 C씨가 2층 창문으로 뛰어내려 도망쳐 미수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A씨는 범행 당시 이를 지켜보던 의붓딸에게 "조용히 해", "너희 다 죽는다" 등 위협을 가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그는 음주운전 전력으로 면허가 취소된 상황에서도 자신의 차량 및 대중교통 등을 이용해 경기 일대로 도주했으며, 범행 사흘 만인 8월7일 오전 1시께 경기 수원시 팔달구 소재의 한 모텔에서 검거됐다. 경찰 조사에서 그는 "부부싸움을 하다 순간적으로 화를 참지 못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1심을 맡은 인천지법은 지난 1월 A씨에게 징역 30년 선고와 함께 아동 관련 기관에 5년의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A씨와 검사 모두 양형부당을 사유로 1심 판결에 항소했지만 2심 재판부는 이를 모두 기각했다. A씨는 항소심 과정에서 피해자 유족 측에 일부 금액을 공탁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재판부는 이를 원심 판결을 뒤집을 정도의 사정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 측이 엄벌을 호소하고 있고, 피고인이 1000만원을 공탁했지만 범행이 야기한 피해와 유족이 받았을 정신적 고통 등 사정을 검토하면 원심의 양형을 변경할 정도의 사정으로 보기 어렵다"며 양측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이날 선고 직후 A씨는 "오늘이 마지막일 줄 모르고 (선고를) 연기하려고 했지만 말을 하지 못했다"고 항변했으나 재판부는 이미 선고를 내렸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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