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세종국방포럼서 밝혀
"30~100기 실전배치…전술핵 검증 위해 추가 핵실험 필요"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북한이 최대 100개가량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26일 '북한의 핵·미사일 역량 어디까지 왔나'를 주제로 열린 세종국방포럼에서 북한의 핵탄두 수량에 대해 "투발수단에 결합해 배치된 것은 30~100개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이 연구위원은 통상적으로 적용되는 플루토늄(Pu)과 고농축우라늄(HEU), 이 둘의 복합 피트(핵물질)를 사용했을 경우, 기술 진보를 통한 소형화로 탄두당 핵물질 사용량을 줄였을 경우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5MWe 원자로에서 생산되는 Pu 잔존량은 전문가들 사이에 큰 차이 없이 30~50㎏ 정도로 추산된다.
반면 HEU은 변수가 많다. 생산 개시시기와 원심분리기 수, 탄소섬유를 기반으로 하는 고성능 원심분리기 개발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이를 토대로 이 연구위원은 HEU 누적 생산량은 영변 단독으로 약 760㎏, 강선 등의 기타 포함 1400~2400㎏, 개량형 원심분리기까지 확대하면 3000㎏ 이상으로 추계했다.
이 연구위원은 "핵물질 생산 능력으로만 보면 핵탄두 수량은 영변 단독 약 30개에서 개량형 고려 시 약 200개까지로 볼 수 있으나 현실적으로 핵탄두를 그 정도로 많게 생산할 요인이 없다"며 "실전배치 필요성을 고려하면 최대 100기의 핵탄두를 보유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은 기존 원심분리기의 성능 개량과 생산량 확대를 통해 고농축우라늄 생산능력을 확장하고 원자를 통한 플루토늄 생산도 계속할 것"이라며 "특히 소형 전술핵 개발에 가장 유리한 삼중수소 확보에 열을 올릴 수 있어 중국 등을 통한 불법 거래에 대한 감독·감시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은 북한이 최근 공개한 소형화된 전술 핵탄두로 추정되는 '화산-31'에 대해서는 "직경이 40~50㎝ 정도로 추산되는데, 과거에 공개한 원형 기폭장치에 비해 10~20㎝ 축소됐다"며 "핵 선진국들의 핵탄두 소형화에 적용한 개량형 기폭장치 채택, 고성능 폭약으로의 대체를 통한 사용량 감축 등을 적용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핵융합물질인 다량의 삼중수소 확보가 어려워 이는 첨가하지 못하고 차선책으로 중수소와 리튬6(Li6) 혼합물인 중수소화리튬6을 활용했을 것으로 봤다.
이 연구위원은 그러면서 북한은 '화산-31'의 신뢰성 검증과 대량생산을 위해 추가 핵실험이 필요할 것으로 평가했다.
그는 "핵실험을 1회 혹은 복수로 수행할 수 있다"며 "핵융합물질을 첨가한 소형 전술핵의 폭발실험과 이를 적용한 소형 수소탄 폭발실험도 수행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권용수 전 국방대 교수는 북한의 핵·미사일 기술에 대해 "다탄두 관련된 일부를 제외하고는 상당순 수준으로 고도화 단계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권 전 교수는 "북한이 화성-15형만으로도 미 전역을 충분히 사정권에 두는데 이보다 훨씬 큰 초대형 화성-17형을 개발한 것은 초대형 단일 핵탄두와 다탄두를 고려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완전한 다탄두 탑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핵탄두 소형화, 재진입체 기술, 유도 정확성 등과 같은 일부 기술적 어려움이 있지만 해결할 것으로 보이며 이를 위한 다양한 형태의 시연과 시험이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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