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미국 인텔과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 산하 반도체 설계자산(IP) 기업 'Arm'(암)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동맹'을 맺고 현재 파운드리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TSMC와 삼성전자를 맹추격한다.
인텔은 12일(현지시간) 인텔파운드리서비스와 암이 협력해 인텔의 18A 공정을 활용, 모바일용 반도체를 생산한다고 발표했다. 인텔의 18A 공정은 1.8나노미터(㎚·10억분의 1m)에 해당한다.
모바일용 시스템온칩(SoC)을 시작으로 자동차, 사물인터넷(IoT), 데이터센터, 우주항공 분야 등 전방위적으로 확산한다는 계획이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컴퓨팅 성능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그동안 팹리스(설계) 회사들은 첨단 모바일 기술을 만들 수 있는 선택의 폭이 제한적이었다"며 "인텔과 암의 협업은 시장 기회를 확대하고 업계 최고 수준의 개방형 공정을 사용하고자 하는 기업들에게 새로운 기회와 접근 방식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르네 하스 암 CEO는 "컴퓨팅과 효율성에 대한 요구가 점점 더 복잡해지면서 우리는 새로운 차원에서 혁신할 필요가 있다"며 "암과 인텔은 세계를 변화시키는 차세대 제품을 위한 중요한 파운드리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파운드리 시장에서 인텔의 존재감은 미미하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세계 파운드리 점유율은 TSMC 58.5%, 삼성전자 15.8%, UMC 6.3%, 글로벌 파운드리 6.2%, SMIC 4.7%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양사 협업이 인텔의 기술 로드맵에 암이 신뢰를 보내는 모습으로 읽히면서 그간 기술 경쟁에서 밀렸던 인텔이 추후 TSMC와 삼성을 위협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스마트폰에서 두뇌 역할을 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의 90% 이상이 암의 설계도를 사용하는 만큼 암과 인텔의 동맹을 가볍게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용 칩 파운드리 시장은 애플, 퀄컴 등 대형 고객사가 포진하고 있는 만큼 TSMC와 삼성을 위협할 수도 있다"면서 "반도체는 세대가 높아질수록 제조 기술이 어렵고 수율(결함 없는 합격품의 비율) 안정화가 까다로운 만큼, 결국 수율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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