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하지현 홍연우 기자 =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1일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도·감청 의혹을 두고 "용산이 완벽하다는 주장에 실소를 금할 수 없다"며 "결국 대통령실 용산 이전이 졸속으로 추진되면서, 여야를 막론하고 지적했던 문제가 그대로 현실화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대통령실 감청에 대한 진실규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너무나 허술한 대통령실 보안으로 국가 안보와 국민 안위에 큰 허점이 노출됐는데도, 대통령실과 여당은 하나같이 한미동맹 영향만 걱정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용산 이전으로 도·감청에 취약해진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통령실은 '용산청사는 도·감청이 더 어렵고 청와대보다 안전하다, 이전 당시부터 완벽하게 준비했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그런데 왜 북한 무인기에 주변 상공이 뚫렸고, 이번에는 미 국방부 도청 정황까지 불거진 건가"라며 "용산의 하늘도, 벽도 멀쩡한 곳 하나 없는데 '완벽하다'라니, 실소를 금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미 정보기관 도청에 통째로 뚫린 대통령실의 일성은 미국에 대한 항의가 아니었다"며 "'동맹을 흔드는 세력은 국민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며 정치적 공세로 겁박하기 바빴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금 대통령실이 말하는 '동맹을 흔드는 세력'이 대체 누구인가"라며 "안보 컨트롤타워인 대통령실 전 국가안보실장과 외교비서관의 대화가 그대로 털렸는데, 또다시 엉뚱한 곳만 탓하니 기가 막힌다"고 말했다.

아울러 "여당 대표는 '제3국 개입설'까지 제기하며 전형적인 물타기에 나섰다" "문제가 된 도청을 미국이 아닌 제3국이 해서 미국에 넘기기라도 했다는 말인가"라고 비꼬았다.

박 원내대표는 "정부가 국민께 제대로 설명하고 동맹국에 적극적으로 항의해 바로잡는 게 우선"이라며 "동맹국 도청은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사안이다.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명확히 조치를 요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국회는 즉각 운영위, 외통위, 정보위, 국방위 등 '대통령실 도청 의혹' 관련 상임위를 조속히 열어 진상을 밝히고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며 "어물쩍 뭉개려 하지 말고 더욱 책임있게 하는 것이 집권당으로서 마땅한 도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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