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3.5% 또 동결…한숨 돌린 '영끌족'

기사등록 2023/04/11 10:13:07 최종수정 2023/04/11 11:27:56

한은 금통위, 2회 연속 기준금리 동결

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 해석에 힘실려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3.04.1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주혜 기자 = 한국은행이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하면서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등을 이용한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한 사람)'들이 걱정을 덜게 됐다. 2월에 이어 이번에도 기준금리가 동결되면서 금리 인상 사이클이 사실상 종료 됐다는 해석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11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3.50%에서 동결했다. 물가상승률이 4% 초반대로 낮아진 데다 지난해 4분기 우리 경제가 역성장하는 등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한은은 2월에 이어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앞서 한은 금통위는 지난해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사상 처음으로 7차례 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2021년 8월 0.25%포인트 올린 후 같은 해 11월과 지난해 1월, 4월, 5월, 7월(빅스텝), 8월, 10월(빅스텝), 11월까지 모두 2.75%포인트 인상했다. 이어 올해 1월 0.25%포인트를 더 올려 현재까지 총 3%포인트를 높였다.

이번 금통위에서도 기준금리가 동결되면서 금리 상승기에 커진 이자 부담으로 어려움을 겪은 대출자들은 한시름 놓게 됐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말 기준 가계대출 규모(1757조1000억원)와 비은행을 포함한 전 금융권 변동금리 비중(74.2%)을 기준으로 금융기관의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가계의 연간 이자부담 증가 규모를 시산한 결과, 대출금리가 기준금리 인상 폭인 0.25%포인트만큼 오르면 차주 1인당 연간 이자 부담이 16만4000원 늘어나는 것으로 산출됐다. 또 기준금리를 한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하면 1인당 연간 이자 부담이 32만7000원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됐다.

1인당 연간 이자부담은 전체 이자 규모에 차주 수(약 2000만명)를 나눈 값이다. 가계의 전체 이자 부담 규모는 '베이비 스텝' 시 3조3000억원, 빅스텝 시 6조5000억원 불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시장에서는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로 2021년 8월부터 이어졌던 금리 인상 사이클이 현 수준에서 사실상 중단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연내 금리 인하에 돌입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은 연말까지 기준금리 동결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라며 "물가상승률이 연말까지 2% 초반대로 떨어질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경기 둔화 우려도 여전하다. 움직일 이유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국내 선도시장에서 연내 한 차례의 금리 인하를 반영하고 있고,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등 시장의 관심은 금리 인하 시기로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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