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선착장서 1000t급 배 탄다…'한강~아라뱃길' 본격

기사등록 2023/04/09 11:15:00 최종수정 2023/04/10 07:23:57

내년 완공, 2025년 서해뱃길 관광 활성화

2026년 서울항 개항…"관광객 3000만명"

[서울=뉴시스]서울시가 2026년 여의도에 조성키로 한 국제여객터미널 '서울항' 개항에 앞서 여의도한강공원 내 신규 선착장을 만들기로 했다. 이번 여의도 선착장 조성으로 서해뱃길 사업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여의도 관공선 선착장에 정박 중인 르네상스호. (사진=서울시 제공). 2023.04.0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지난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서강대교 부근 관공선 선착장에 정박한 194t급 배인 '르네상스호'를 타고 '경인 아라뱃길'로 향했다. 경인 아라뱃길은 행주대교 인근 '아라한강갑문'에서부터 경기 김포시와 인천 계양시를 지나 인천 서구를 통해 서해로 나가는 18.8㎞의 뱃길로 지난 2015년 5월 개통했다.

배를 타고 여의도를 벗어나 월드컵대교를 지나자 대형 바람개비가 돌고 있는 상암 하늘공원 등 월드컵공원이 눈에 들어왔다. 행주대교 부근을 지나고 나니 아라한강갑문이 보였다. 아라한강갑문은 수위가 다른 한강과 아라뱃길 사이를 배가 안전하게 통과하도록 수위를 조절해주는 역할을 한다. 최대 5000t급의 배까지 통과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서울=뉴시스]서울시가 2026년 여의도에 조성키로 한 국제여객터미널 '서울항' 개항에 앞서 여의도한강공원 내 신규 선착장을 만들기로 했다. 이번 여의도 선착장 조성으로 서해뱃길 사업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사진=서울시 제공). 2023.04.09. photo@newsis.com

 높이 16.4m, 폭 22m의 갑문은 한강과 아라뱃길, 각 두 개의 지점에 자리했다. 배가 한강갑문을 통과해 갑실에 들어서자 갑문은 이내 닫혔다. 배가 갑실에 15분 정도 머무르는 사이 물은 서서히 빠졌고 맞은 편 아라뱃길 쪽 갑문이 열렸다. 배는 갑문을 빠져나와 아라뱃길로 진입했다.

아라뱃길에 들어선 배는 아라마리나, 아라폭포, 시천가람터를 지나 아라타워 전망대가 있는 아라인천여객터미널까지 10~15노트(18.5㎞~27.8㎞)의 속도로 쉴 새 없이 내달렸다. 한강에서 여의도까지는 2시간 가량 소요됐다.

내년부터는 이렇게 여의도 선착장에서 1000t급 배를 타고 경인 아라뱃길을 통해 인천까지 가는 게 가능해진다. 서울시는 2026년 여의도에 조성키로 한 국제여객터미널 '서울항' 개항에 앞서 여의도한강공원 내 신규 선착장을 만들기로 했다. 이번 여의도 선착장 조성으로 서해뱃길 사업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주용태 서울시 한강사업본부장은 "내년부터 여의도 선착장에서부터 아라뱃길까지 노선을 본격 운영할 예정"이라며 "연말 여의도 선착장이 생기고, 2026년 서울항이 조성되면 본격적으로 서해뱃길이 열리고, 서울 관광객 3000만 명 시대도 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9일 시에 따르면 신규 여의도 선착장은 마포대교 남단과 여의도 서울항 예정지 사이에 조성된다. 선착장 규모는 길이 102m, 폭 32(45)m로 1000t급 이하 선박 3척을 동시에 댈 수 있는 구조로 만들어진다.  승객들이 안전하게 배를 타고 내릴 수 있도록 폭 6m의 승선대와 대합실, 휴게공간 등 편의시설이 함께 조성된다.
[서울=뉴시스]서울시가 2026년 여의도에 조성키로 한 국제여객터미널 '서울항' 개항에 앞서 여의도한강공원 내 신규 선착장을 만들기로 했다. 이번 여의도 선착장 조성으로 서해뱃길 사업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사진=서울시 제공). 2023.04.09. photo@newsis.com

서울항 등을 조성하는 서해뱃길 사업은 2010년 오세훈 시장이 추진한 역점 사업으로 이듬해 박원순 전 시장이 취임하면서 무산됐다가 이번에 다시 추진되는 것이다. 시는 서해뱃길 사업을 여의도 선착장을 조성하는 1단계, 서울항을 조성하는 2단계 사업으로 나눠 추진한다.

여의도 선착장이 완공되면 시는 민간 선사와 함께 내년 2월부터 '한강~경인아라뱃길'의 정기 운항 노선을 본격 운영하게 된다. 하루 1회 운항을 기준으로 연간 150회 운항에 나설 예정이다. 기본 노선은 '여의도 선착장~아라김포여객터미널~아라인천여객터미널'로 향후 민간 선사, 인근 지자체와 협력해 서해도서 등 노선을 점차 확대할 방침이다.

향후 국내외 관광객들과 수상과 육상을 연계한 관광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강유람, 선상공연 등을 비롯해 배를 타고와 육상에 내린 뒤 명소를 관광하거나 서해섬 등을 투어하는 등 다양한 관광상품이 만들어질 예정이다.

이번 선착장 신규 조성과 선박 도입은 100% 민간투자로 진행된다. 시는 공모를 통해 현재 경인아라뱃길 유람선 운영업체인 '현대해양레저'를 사업자로 선정했다. 지난해 10월 한강~경인아라뱃길 운항 노선에 대해 여의도 부근에서 회항하는 노선으로 총 15회의 시범운항을 마친 바 있다. 시는 서해뱃길을 운영하고자 하는 다른 선사의 선박들도 자유롭게 계류·정박할 수 있도록 선착장을 개방 운영할 방침이다.

김진만 현대해양레저 대표는 "전 세계적으로 대도시들은 강을 끼고 있고 관광 자원으로 활용하고 있지만 한강은 아직 활성화되지 않았다"며 "아라뱃길은 한강을 연결하지 못한 상태였기 때문에 연간 25만명 정도가 이용했지만, 여의도 선착장이 만들어지면 연간 200만명 정도로 이용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2026년 상반기 서울항 조성이 완료되면 서해에서 출발한 5000t급 크루즈가 한강에 정박해 서울 명소 등을 관광할 수 있고, 한강에서 출발해 군산항, 목포항, 제주항까지 크루즈 관광이 이뤄질 전망이다. 2028년까지 CIQ(세관, 출입국, 검역) 도입으로 국제항 조성을 완료해 중국 관광객까지 유치한다는 목표다.

이호진 서울시 수상사업부장은 "가깝게는 연안 여객선을 타고 인천, 여수, 제주도까지 가고 서울에 내리는 분들은 또 다른 배로 갈아타서 용산 노들섬 반포 잠실 등 서울 곳곳의 명소를 관광할 수 있는 루트가 생기게 될 것"이라며 "서울항을 통해 국제선 기능을 확대할 예정이다. 한강이 재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서울시가 2026년 여의도에 조성키로 한 국제여객터미널 '서울항' 개항에 앞서 여의도한강공원 내 신규 선착장을 만들기로 했다. 이번 여의도 선착장 조성으로 서해뱃길 사업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사진=서울시 제공). 2023.04.09. photo@newsis.com

시는 서울항 조성 때까지 여의도 선착장 이용 선박을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해 서해뱃길 운항에 따른 보완 사항을 점검할 계획이다. 서울항 조성을 위해서는 기본계획·타당성 조사를 수행할 용역 업체 선정을 완료한 상태다. 용역은 이달 본격 착수해 16개월 간 진행된다. 이르면 5월부터는 서울항 조성이 수생태계 등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환경영향평가 용역과 어업피해 영향조사 용역도 실시한다.

오세훈 시장은 "여의도 선착장 조성을 시작으로 한강~경인아라뱃길의 정기운항, 서울항 개항 등의 계획을 구체화 나갈 것"이라며 "동시에 환경단체들과도 꾸준히 대화를 통해 보완책을 마련해 한강의 자연성 역시 최대한 보존하는 형태로 사업을 추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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