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적 낮은 인지도 극복과 위성센터 확대가 성공 관건
[부산=뉴시스]김민지 기자 = 생활인구 증가를 통한 인구소멸에 대응하기 위해 부산시가 지난 2월 문을 연 부산 워케이션 센터가 사업 초기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부산시와 부산 워케이션센터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부산창경센터)에 따르면 신청을 받기 시작한 지 17일 만인 지난 달 30일 현재 43개 기업 233명이 신청했다.
◇ 지방소멸 대응 '부산 워케이션 사업'
워케이션이란 업무를 뜻하는 work와 여가를 뜻하는 vacation의 합성어로 일과 관광 모두를 병행할 수 있는 새로운 근무 방식을 의미한다.
워케이션 사업은 부산시와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부산창경센터)가 협력하는 사업으로 행정안전부로부터 지방소멸대응기금 총 60억원을 지원받을 예정이다. 지난해 25억원의 기금을 받았고 올 하반기 중 35억원을 받는다.
이 사업을 통해 시는 부산 내 인구감소지역 3곳(동구·서구·영도구)과 인구소멸지역 2곳(중구·금정구)을 설정, 이들 지역의 활성화를 돕는다.
특히나 이 사업은 일회성 체류가 아닌 지속 가능한 체류를 목표로 해 워케이션 참여기업과 역외기업의 이전을 지원한다.
참여기업에는 ▲업무공간 지원 ▲숙박지원(최소 5박~최대 10박, 1박당 5만원으로 최대 50만원 지원) ▲관광 프로그램 연계 등을 제공한다.
역외기업이 부산에 이전할 시에는 업무 공간과 설립 컨설팅 제공과 함께 시의 투자진흥기금에서 최대 7억원까지 지원한다.
◇ 노·사가 만족할 '일하는 환경'...부산 워케이션 거점센터
부산 워케이션 사업은 동구에 위치한 아스티호텔 24층에 워케이션 거점센터를 설립, 지난 2월 개소식을 열며 첫발을 뗐다.
거점 센터에는 1인에서 최대 10인까지 수용할 수 있는 다양한 규모의 업무 공간과 보안 네트워크, OA 프로그램(사무 프로그램) 등이 갖춰져 있어 근로자가 일하기에 적합한 환경이다.
이에 대해 실무를 맡고 있는 김영수 부산창경센터 매니저는 "기업 대상의 설문조사 결과 회사 입장에서 워케이션으로 직원을 타지로 보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일하는 환경이었다"며 "노·사가 만족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또 부산항 앞바다를 눈앞에 두고 있어 업무를 하면서도 관광을 왔다고 느끼게 해 워케이션의 취지를 오롯이 느낄 수 있다.
거점센터와 더불어 이용이 가능한 위성센터가 현재 영도구, 금정구에 3곳이 있어 원하는 장소를 택해 워케이션을 즐길 수 있다. 위성센터는 향후 5개 감소·소멸지역(금정구·동구·서구·영도구·중구) 곳곳에 총 10개로 늘릴 예정이다.
시와 부산창경센터는 지난 2월 센터의 개소식을 열고 25개 기업을 대상으로 팸투어 등을 진행하며 '부산 워케이션 알리기'에 힘을 썼다.
제주에 본사를 두고 있는 원루프 양승현 대표는 팸투어에 참여하고 난 뒤 "업무 공간과 숙박을 직접 이용해보니 동구의 업무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 업무, 관광 등에 대해 고민을 안 해도 됐다"며 "문젯거리가 없어 주변인, 타 기업에게도 많이 추천했다"고 말했다.
더불어 "향후 회사 직원들과 부산에서 워케이션을 진행해볼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부산창경센터는 지난달 13일 사전 신청을 열고 부산 이외의 지역에서 여러 업종과 규모의 43개 사 233명의 신청인(지난달 30일 기준)을 받았다.
이에 대해 김 매니저는 "참여자들이 한 명 두 명 이용하고 난 뒤 후기가 입소문을 타면 워케이션 참여자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낯섦의 극복과 위성센터 확대, 사업 순항의 요건
현재 진행 중인 워케이션 사업이 이대로 순항하기 위해서는 인구감소·소멸지역의 낮은 인지도 극복과 충분한 위성센터 조성이 관건으로 보인다.
기존에 널리 알려진 해운대, 광안리 등의 관광지가 아닌 비교적 인지도가 낮은 금정구·동구·서구·영도구·중구에 외지인을 불러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또 현재 3개인 위성센터를 10개까지 늘리기 위해서는 부산 내 공유 사무실을 운영하는 민간의 적극적 지원과 취지에 맞는 공간 선정도 중요하다.
이에 대해 김 매니저는 "인구 감소 지역은 외지인에게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그 지역만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 있다"며 "특히 부산은 교통 인프라가 좋기에 인구 감소 지역에 있는 업무 공간에서 일하고 근처에서 관광까지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위성센터를 선정할 때 공간의 업무 환경 조성, 주변 관광과의 연계성 등을 살피며 정한다"며 "워케이션을 통해 부산이 얼마나 일하기도 좋고 관광하기도 좋은지 알리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또 워케이션 사업의 중·장기적 전망에 대해 "사업이 안정화되면 민간에 돌려줘야 한다"며 "워케이션 사업의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향후 워케이션 사업이 안정화돼 경쟁력이 강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mingya@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