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4·3은 김일성 지시' 비판에 "어떤 점 사과해야 하나"

기사등록 2023/04/03 10:23:14 최종수정 2023/04/03 10:50:55

지난 2월 '제주 4·3은 김일성 지시' 발언 논란

4·3 당일에 "유족, 제 발언 얼마나 이해하나"

"초중고 교과서, 이승만 관련 편파성 고쳐야"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지난달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2023.03.21.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최영서 한은진 기자 =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제주 4·3사건 75주년을 맞아 '4·3사건이 김일성 일가의 지시'라는 자신의 발언에 대해 "어떤 점에서 사과가 되는지 아직까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제가 지난번에 한 발언은 그분들의 아픔을 치유해주고자 한 발언"이라고 밝혔다.

또 제주 4·3사건의 역사적 진실을 바로 알기 위해 당시 정권을 잡고 있던 이승만 전 대통령의 공을 폄훼하는 역사 교과서를 바로잡아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태 최고위원은 3일 오전 국회에서 당 최고위원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제주도민들에게 사과할 의향이 없나'라는 질문을 받고 "4.3 사건에 대한 용어부터가 저는 동의할 수 없다"며 "실제 우리가 4·3사건과 관련한 진상보고서에서 언급한 '4.3 사건' (이라고) 할 때는 매우 범위가 넓다. 구태여 우리가 그러면 1948년 4월3일 날 어떤 일이 일어났느냐, 거기에 초점을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4월3일 일어난 일은 결국은 남로당 제주도당의 결정이다. 결정에 의해서 12개의 경찰서와 관공서에 대한 무장 공격이다. 그래서 이 점에 대해서는 저는 계속 주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오늘 직접 현장에 가실 생각은 없나'라는 질문에 "오늘은 정부에서도 가고 우리 당에서도 가는데 그분들의 그런 노력이 저 때문에 혹시나 또 예견치 않았던 것 때문에 그분들의 노력이 희석되지 않을까 저는 이런 점에 대해서 걱정하고 있다"고 답했다.

재차 사과 의향을 묻는 질문에는 "사과해야 한다면 무엇을 사과해야 되는지가 먼저 규명돼야 한다"며 "무턱대고 사과한다, 저는 사과하려면 왜 사과해야 될지 어떤 점에 대해서 사과해야 될지 이 점을 명백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 발언의 취지에 대해 과연 유족들과 피해자 단체에 대해서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도 궁금하다"며 "앞으로 그 분들과 이야기해서 발언의 취지와 전후 맥락을 구체적으로 설명드릴 것"이라고 예고했다.

태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4·3 사건은 남로당의 무장 폭동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남로당과 아무런 관계가 없던 수많은 무고한 민간인 희생자를 낸 현대사의 비극"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남북 분단, 좌우 이념 무력 충돌 과정에서 억울한 희생을 당한 분들의 넋을 기리고 명예를 회복시키며 희생자분들과 유가족들의 아픔을 치유해야 할 때다"며 "저도 여기에 힘을 아끼지 않겠다"고 보탰다.

그러면서도 "다만, 그러자면 역사적 진실을 알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의 공은 폄훼하고 과만 부각하는 편파적 역사 교과서 문제도 바로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초, 중, 고교 교과서 대부분은 이 전 대통령의 독립운동은 거의 기술하지 않았으며, 남북 분단과 동족상쟁의 책임이 소련과 김일성이 아니라, 미국, 이승만 대통령에게 있는 것처럼 작성했다"며 "지금이라도 역사 교과서를 재검정하고 올바른 역사관을 심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태 최고위원은 지난 국민의힘 전당대회 경선 과정에서 제주도를 찾아 "4·3사건은 명백히 김씨일가에 의해 자행된 만행"이라고 주장해 당 안팎에서 '색깔론' 이라는 비판이 일었다.

그럼에도 그는 "나는 북한 대학생 시절부터 4·3사건을 유발한 장본인은 김일성이라고 배워왔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 후보가 지난 2월13일 오후 제주시 퍼시픽호텔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 제주 합동연설회'에서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2023.02.13. woo1223@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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