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수사 막 오른 '대장동 로비 의혹'…박영수 다음은 누구

기사등록 2023/04/02 16:34:15 최종수정 2023/04/02 16:37:12

김수남 전 총장·권순일 전 대법관 관측

'사건 무마', '재판 거래' 의혹 등 제기돼

검찰 "상황에 맞게 수사…사건 선후 없어"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박영수 전 특검. 2017.03.05.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정유선 기자 = 검찰이 최근 박영수 전 특별검사 압수수색에 나서는 등 이른바 '대장동 50억 클럽' 의혹 재수사를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다음 수사 대상에도 관심이 모아질 수 밖에 없는데, 검찰은 박 전 특검 외 김수남 전 검찰총장과 권순일 전 대법관과 같은 다른 50억 클럽 거론 명단 인물들의 의혹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는 지난달 30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수재 등) 혐의를 받는 박 전 특검(우리은행 전 이사회 의장)과 2016년 '박영수 특검' 당시 특검보였던 양재식 변호사의 주거지 및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박 전 특검은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으로 재직 중이던 2014년 우리은행의 대장동 컨소시엄 참여 및 PF 대출 청탁에 대한 대가로 민간업자들로부터 금품을 수수하기로 약속한 혐의를 받는다.

양 변호사는 이 과정에서 실무를 담당한 것으로 조사됐는데, 검찰은 그가 대장동 일당과 약정한 금액이 부동산 등을 포함해 약 200억원 상당에 이른다는 취지의 진술을 사건 관계자로부터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박 전 특검 강제수사에 나서며 그동안 말만 무성하고 진척은 없던 50억 클럽 의혹 조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모습이다. 이번 압수수색은 지난해 7월 수사팀 개편 뒤 첫 피의자 강제수사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장동 사업에 기여한 대가로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로부터 50억원을 받기로 했다는 '50억 클럽' 명단에 포함된 인물들은 박 전 특검을 포함해 6명이다.

2021년 9월 처음 의혹이 제기된 뒤 정치계·법조계 고위 인사 등이 수사선상에 오르고 박 전 특검과 권 전 대법관 등이 소환 조사를 받았으나 기소까지 된 인물은 곽상도 전 의원이 유일했다.

지난 2월 1심 법원이 곽 전 의원의 뇌물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뒤 비판 여론이 들끓자 50억 의혹에 대한 검찰 움직임이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곽 전 의원 항소심에 엄정 대응을 주문했고 담당 수사팀엔 지난 달 들어 검사 4명이 파견됐다.
[서울=뉴시스]권순일 전 대법관. 뉴시스DB. 2021.11.28.
박 전 특검 외 남은 인물 5명 중에선 김 전 총장과 권 전 대법관이 다음 타깃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 전 총장은 수원지검장이던 2012년 최윤길 전 성남시의회 의장의 대장동 뇌물 수수 혐의 사건과 관련해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로부터 금품을 대가로 사건 무마를 청탁 받았다는 의혹을 받는다.

김씨의 범죄수익은닉 혐의 공소장엔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이 보도된 뒤인 2021년 9월에 김 전 총장이 김씨와 만나 대책을 논의하면서 변호사를 소개해줬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권 전 대법관과 관련해선 일명 '재판 거래' 의혹이 있다. 2020년 7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당시 경기도지사)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을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 했을 때 권 전 대법관이 김씨로부터 부탁을 받고 무죄 의견에 힘을 실었다는 의심이다.

김 전 총장과 권 전 대법관은 모두 50억원 약정 의혹을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특검도 압수수색을 받은 뒤 "대장동 사업에 참여하거나 금융 알선 등을 대가로 금품을 받거나 약속한 사실이 결코 없다"는 입장을 냈다.

검찰은 "(50억 의혹 수사를) 일률적으로 동시에 진행할 순 없고 상황에 맞게 하고 있다. 사건에 선후나 차이를 두고 있진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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