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이재명, 4·3추념일에 제주 찾는다…회동은 없을 듯

기사등록 2023/04/03 05:00:00 최종수정 2023/04/03 07:48:09

이재명·이정미 등 4·3 추념식 참석…與 대표는 불참

민주, 현장 최고위원회의 진행…역사 왜곡 질타할 듯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및 당 지도부가 지난 1월2일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아 문 전 대통령과 대화를 하고 있다.(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2023.01.0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승재 홍연우 기자 =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주요 야권 인사가 4·3 희생자 추념일에 맞춰 제주를 찾는다. 다만 문 전 대통령은 개인적으로 제주를 방문해 관련 일정을 소화할 뿐 민주당 지도부와의 회동 계획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3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제주4·3기념관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한다.

이어 같은 날 오전 10시께 4·3평화공원에서 열리는 '제75주년 4·3 희생자' 추념식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이 행사에는 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도 함께한다.

이번 제주 일정에서 야권은 4·3 제주 사건에 대한 여당의 왜곡된 역사 인식을 언급하면서 이를 질타하는 발언을 쏟아낼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지난 2월 '북한 김일성 지시로 제주 4·3 사건이 촉발됐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후 제주 곳곳에 '4·3은 김일성과 남로당이 일으킨 공산 폭동'이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내걸렸고, 이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대되기도 했다.

당시 민주당은 국회 윤리위원회에 태 최고위원의 의원직 사퇴를 요구하는 내용을 담은 징계안을 제출했다.

또 공동입장문을 내고  "역사적 진실에 대해, 희생자에 대해, 폄훼·왜곡에 대해 처벌하자는 국회 논의가 있음에도 국회의원으로서 망발을 일삼는 것은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태 최고위원은 이후에도 "부인할 수 없는 진실"이라고 재차 언급하면서 뜻을 굽히지 않았다.

문 전 대통령은 추념식 행사가 마무리된 이후 따로 위령제단에 참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면 4·3 추념일에 제주를 방문하는 첫 전직 대통령이 된다. 대통령 재임 시절에는 2018년과 2020년, 2021년 3차례 추념식에 참석한 바 있다.

문 전 대통령은 얼마 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더 이상 이념이 상처를 헤집지 말기를 바란다"며 "4.3의 완전한 치유와 안식을 빈다"고 적기도 했다.

민주당 지도부와의 만남은 성사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문 전 대통령 측은 제주 일정과 관련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당 지도부 소속의 한 의원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문 대통령은 행사에 참석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조용히 추모를 하고 올라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 4·3 행사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야권과 달리 정부와 여당은 비교적 조용하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등은 이날 추념식에 불참한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해 추념식에 당선인 신분으로 참석한 바 있으나, 이번에는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참 하기로 했다.

이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이수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권 바뀐 이후에 같은 국민을 간첩이나 용공분자로 몰아서 극단적인 갈등을 조장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서로 끌어안을 수 있는, 진실에 더 다가가기 위한 권력 있는 사람들의 책임 있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같은 당 박성준 대변인은 전날 서면브리핑에서 "4.3의 아픔은 아직 끝나지 않고 있다"며 "그 아픔을 보듬기 위해 문 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 신분에도 제주를 찾을 예정이다. 전직 대통령이 보듬는 제주의 아픔을 현직 대통령은 외면하겠다는 것인지 답하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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