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임금 차별 철폐하라" 학교 비정규직 총파업 대회

기사등록 2023/03/31 15:32:02 최종수정 2023/03/31 17:09:54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 세종대로 점거 집회

"9급 공무원 5%↑ 비정규직은 2%↑…차별"

"정규직 대비 80% 준하는 임금 무리 아냐"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31일 오후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서 열린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신학기 총파업 본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3.03.31. suncho21@newsis.com

[서울=뉴시스]전재훈 기자 = 급식과 돌봄 등 업무에 종사하는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비정규직과 정규직 간의 임금 차별을 철폐하라"고 촉구하며 총파업 대회에 나섰다.

전국교육공무직본부·전국여성노조·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로 구성된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학비연대)는 31일 오후 1시께부터 숭례문 로터리에서 태평로 방면 세종대로 3개 차로를 약 350m 구간 점거한 채 신학기 총파업 대회를 진행했다.

학비연대는 이날 결의대회에 총 1만여명이 참석한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이들은 낮 12시부터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북문에서 서울 중구 숭례문 로터리 방면으로 행진한 뒤, 오후 1시20분께부터 본대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정규직과 임금 격차를 줄이는 방식의 임금체계 개편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1월부터 9급 공무원들에게는 5% 인상률을 적용했으나,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는 2% 수준의 기본급 인상을 제시했다"며 "직종별로 천차만별인 임금체계를 단일 임금체계로 개편하자는 요구도 교육당국은 거절했다"고 했다.

이어 "동일임금까지는 아니더라도 정규직 대비 80%에 준하는 임금 요구는 무리한 것이 아니다"라면서 "주먹구구식 차별적 임금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교육당국과 17개 시·도 교육감이 직접 결단을 내릴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조합원들이 31일 오후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서 신학기 총파업 본대회를 열고 '차별없는 임금 체계 개편' 등을 촉구하고 있다.2023.03.31. suncho21@newsis.com

박미향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학비노조) 위원장은 "전국의 모든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는 정규직과 같은 일을 하고 있지만 노동의 가치는 존중되지 않고 있다"며 "이제 교육청과 교육부가 나서서 동일한 임금체계 개편을 추진해야 한다는 요구를 지난해부터 해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정부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차별하지 말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의 권고마저 거절했다"며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오늘 총파업을 통해 투쟁하겠다"고 외쳤다.

인권위는 지난 2021년 3월 중앙행정기관에 소속된 무기계약직에 대한 합리적 임금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내용의 권고안을 내놓은 바 있다. 당시 인권위는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에 맞는 합리적인 임금 기준을 만들고, 정액급식비·명절상여금 등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복리후생비를 마련하라고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권고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도 연대사를 통해 "정부는 69시간이든 80시간이든 시키는대로 하고 주는대로 받으라는 등 노예 노동을 강요한다"며 "비정규직이 요구하는 비정규직 철폐, 임금격차 문제는 윤석열 정권의 비정규직 양산 정책이 바뀌지 않는다면 해결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학비연대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임금 격차 개선, 급식실 근로자 폐암 발생 대책 마련, 늘봄·돌봄교실 인력 충원과 처우 개선, 공무원과 동일한 복리후생수당 기준 적용 등을 요구해왔다.

이에 교육 당국은 기본급 3만8000원(2%), 명절 휴가비 20만원(14.3%), 정기 상여금(11.1%), 맞춤형 복지비 10만원(18.2%) 인상 등을 제시하면서 6개월 동안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31일 오후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서 열린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신학기 총파업 본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3.03.31. suncho21@newsis.com

한편 경찰은 이날 집회를 대비해 이른 시간부터 교통통제에 나섰고, 일대 혼잡이 빚어지기도 했다.

서울 도심 곳곳에 최대 15개 기동대 900여명의 경력이 투입됐다. 오전 10시께부 숭례문 로터리에서 시청역으로 이어지는 세종대로 왕복 8개 차로 중 3개 차로가 통제됐다. 남은 왕복 5개 차로는 가변차로로 운영됐다.

이른 시간부터 교통이 통제됨에 따라 일부 시민들은 불편을 호소하기도 했다. 세종대로를 이용해 서울시청 방면으로 이동하는 운전자들은 오전 10시께부터 경적을 울리거나 창문을 내리고 경찰에 항의했다.

실제로 서울시 교통정보센터(토피스)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세종대로 숭례문~시청역 400m 구간은 시속 8.1㎞로 흐름이 답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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