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학급 이상 초중고 44%, 보건교사 2명 배치 의무 어겨"

기사등록 2023/03/23 11:11:53

전국보건교사노조, 16개 교육청 정보공개청구

100% 배치 7곳…정규직 아닌 기간제로 2명 채워

[울산=뉴시스] 배병수 기자 = 지난해 3월2일 오전 울산 북구 달천중학교 학생들이 보건교사로부터 신속항원검사 사용법 설명을 듣고 있다. 2022.03.02. bbs@newsis.com

[서울=뉴시스]김경록 기자 = 학급 수가 많아 보건교사를 2명 배치해야 하는 법적 의무를 어긴 초중고가 전국 44%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국보건교사노동조합(전국보건교사노조)이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23일 전국 16개 시·도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보건교사 배치 현황에 따르면, 36학급 이상 초중고 923개교 중 보건교사를 2명 배치한 학교는 521개교(55.9%)에 불과했다.

학교보건법 개정에 따라 올해부터 36학급 이상의 학교에는 보건교사를 최소 2명 이상 둬야 한다. 다시 말해 44%는 법적 보건교사 배치 의무를 어기고 있는 셈이다.

정보공개청구에 응한 16개 시·도교육청 중 36학급 이상 학교에 보건교사 2인 배치를 완료(100%)한 곳은 7곳에 불과했다. 대전(30.2%), 서울(21.5%), 충남(13.2%)은 2인 교사 배치율이 절반을 밑돌았으며 제주(0%)는 36학급 이상인 21개교 중 보건교사 2명을 배치한 학교가 1곳도 없었다.

보건교사 2인 배치를 완료한 7개 시·도교육청조차 인원 대부분을 기간제 보건교사로 충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광주·대구·부산은 36학급 이상인 관내 학교 모두를 기간제 보건교사로 채웠다. 전북은 36학급 이상 17개교 중 7개교에만 정규직 보건교사를 배치했으며, 세종·인천은 36학급 이상 학교 모두에 보건교사 2인을 배치했다고 밝혔지만 고용 형태는 밝히지 않았다.

전국보건교사노조 관계자는 "기간제 보건교사 채용은, 전일제 근무이기는 하나 정규직이 아니므로 추후 재계약 여부에 따라 배치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아쉬운 조치"라고 평가했다.

박주영 보건교사노조 위원장은 "실제 학교 현장에서는 시간제 인력을 배치하고, 2인 배치를 이유로 보건교사에게 건강관리와 관련 없는 업무를 몰아 주거나, 교과교사 수업 시수 경감을 위해 수업에 투입하는 등 법 개정 취지를 훼손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며 "보건교사가 고유 직무에 충실할 수 있는 업무 여건이 마련되어야 학생들이 보건교사 2인 배치에 따른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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