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푸틴이 가장 필요로 할 때 방러" 美언론

기사등록 2023/03/20 18:15:44

"푸틴 ICC 체포영장 발부 직후에도 러 방문"

전문가 "푸틴·러시아 몰락 막는 게 中 목표"

[베이징=AP/뉴시스]지난해 2월 4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 푸틴 대통령이 베이징에서 열린 회담 중 얘기 나누는 모습. 2023.03.17.
[워싱턴=뉴시스]김난영 특파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이번 러시아 국빈 방문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는 가장 절실한 시점에 이뤄졌다는 미국 언론의 분석이 나왔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19일(현지시간) '시진핑이 여전히 블라디미르 푸틴의 베스트프렌드인 이유'라는 기사를 통해 지난 10년 간 두 정상의 이른바 '브로맨스'에 주목하며 이같이 분석했다.

폴리티코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여전히 지속 중인 상황에서 시 주석이 국제사회의 엄청난 압박에도 러시아 방문을 강행했다고 평가했다.

실제 시 주석 방러는 국제형사재판소(ICC)가 푸틴 대통령을 상대로 체포영장을 발부한 직후 이뤄진다. 폴리티코는 그러나 "이는 공산당 규범을 깨고 공식적으로 3연임을 확보한 시 주석을 막지 못한다"라고 지적했다.

일단 러시아와의 전략적 밀착이 중국의 세계적 목표에 부합한다는 게 폴리티코의 분석이다. 미국과 유럽이 중국의 세계 지도력 획득을 저지하고, 한국과 일본 등 이웃 국가도 중국을 확실히 지지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의 10년에 걸친 소위 '브로맨스'도 중요한 요인으로 평가됐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이 또래에다 2차대전에 참전한 아버지, 그리고 딸이 있다는 유사한 가족력도 갖췄다는 것이다.

알렉산드르 가브예프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은 아울러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 둘 다, 특히 색깔 혁명에 집착하는 황제나 차르처럼 되고 있다"라고 평했다.

그에 따르면 두 사람의 브로맨스는 지난 2013년 시 주석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팩) 정상회의에서 마주했을 때부터 시작했다. 당시 회의는 푸틴 대통령 생일을 불과 며칠 앞두고 열렸다.

시 주석은 당시 푸틴 대통령에게 케이크를 선물했고, 푸틴 대통령은 건배를 위해 보드카를 땄다. 푸틴 대통령은 이후 지난 2018년 중국중앙TV(CCTV) 인터뷰에서 "다른 외국 동료들과는 이런 관계를 맺은 적이 없다"라고 회고했다.

이후 시 주석은 푸틴 대통령을 "내 최고의 친구"라고 불러왔고,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직전에는 양 정상이 만나 이른바 '한계 없는 파트너십'을 선언하기도 했다.

폴리티코는 이 밖에 러시아와 중국이 그간 유럽 외부에서 합동훈련을 이어왔으며, 오만해에서는 이란까지 껴서 해군 훈련을 했다고 부연했다.

이번 시 주석의 러시아 방문 기간 양국 정상은 여러 합의를 도출할 전망이다. 여기에는 에너지를 포함한 무역 촉진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지난달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 입장문도 거론될 전망이다. 중국은 해당 입장문에서 평화 협상을 재개하고 각국 주권을 존중해야 한다면서도 '군사 블록 확장'에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해당 부분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서방은 이 때문에 중국이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사실상 러시아의 편에 서 있다고 지적한다.

라이언 하스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시 주석이 러시아와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는 게 장기 목표이자 국력 회복에 비전에 핵심이라며 "(이를 이루기 위해) 푸틴과 러시아의 몰락을 막는 게 중국의 목표"라고 했다.

폴리티코는 일련의 분석을 토대로 "악명 높은 친구(푸틴)가 가장 필요로 할 때 국빈 만찬에 참석하는 것보다 지지를 보여주는 데 더 좋은 방법이 있는가"라고 했다. 이번 방문이 가장 절실한 순간 푸틴 대통령에 지지를 표하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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