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중간 경제전망…성장률 1.6%·물가 3.6%
세계 성장률 2.6%…11월 전망치 대비 0.4%p↑
SVB 파산, 가파른 주택가격 하락 등 위험요인
[세종=뉴시스]용윤신 기자 =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1.6%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11월에 이어 성장률을 추가 하향 조정했다. 중국의 리오프닝 수혜에도 불구하고 타이트한 금융여건이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 봤다.
OECD는 17일 'OECD 중간 경제전망(OECD Interim Economic Outlook)'을 통해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6%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경제전망 당시(1.8%)보다 0.2%포인트(p) 낮춘 것이다. 작년 9월 전망(2.2%)보다는 0.6%p 하향 조정한 것이다. 이는 정부·한국은행 전망치인 1.6%와는 같고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제시한 1.8%보다는 0.2%p 낮은 수준이다.
OECD는 우리나라가 호주와 함께 중국 성장 반등의 수혜를 볼 것으로 예측했지만 가파른 금리인상 여파로 긍정적인 영향이 상쇄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성장률은 0.4%p 오른 2.3%로 전망했다.
물가상승률은 작년 11월 전망 대비 0.3%p 낮춘 3.6%로 내다봤다. 이는 정부·한은·KDI 전망치인 3.5%보다 0.1%p 높은 수준이다. 내년은 0.1%p 높은 2.4%로 전망했다.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은 종전 전망치보다 0.4%p 상향한 2.6%로 내다봤다. 기업·소비심리 개선, 에너지·식량 가격 하락, 중국의 완전한 리오프닝 등 긍정적 신호가 나타난 영향이다. 특히 인접 아시아 국가들이 중국 관광 재개의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내년 전망도 0.2%p 상향한 2.9%로 올려잡았다.
미국은 통화긴축에 따른 수요 압력 완화로 올해 1.5% 성장한 뒤 내년 0.9%에 그칠 것으로 봤다. 유로존은 에너지가격 안정으로 올해 0.8%를 기록한 뒤 내년 1.5%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중국은 올해 반등에 성공해 5.3%를 기록한 뒤 4.9%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OECD는 팬데믹 이후 가계 저축률 완화로 인해 수요가 뒷받침될 수 있으나 가파른 금리인상 여파가 은행 부문에서 가시화되는 등 더욱 타이트해진 금융여건은 민간투자 등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봤다.
주요 20개국(G20) 평균 물가상승률은 올해 5.9%, 내년 4.5%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전망 대비 각각 0.1%p, 0.9%p 하향 조정된 수준이다.
글로벌 성장둔화와 에너지·식량 가격 안정세, 주요국 통화긴축 효과 등으로 인플레이션은 점차 안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여타 선진국보다 통화긴축을 일찍 시작한 미국은 인플레이션을 빠르게 안정시키는 반면, 유로존·영국 등은 상대적으로 더 오랫동안 목표치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미국 물가는 3.7%, 영국 6.7%, 독일 6.7%, 프랑스 5.5%, 이탈리아 6.7%, 스페인 4.2% 등으로 예측했다.
향후 2년간 거의 모든 G20 국가에서 인플레이션이 둔화될 전망이지만 내년에도 대다수 국가의 물가상승률은 목표치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OECD는 "세계경제 여건에 대한 개선된 전망은 여전히 '취약한(Fragile)'기반에 놓여 있으며, 상·하방 리스크는 최근 균형된 모습이나 아직 하방리스크가 다소 우세하다"고 평가했다.
OECD는 "러-우 전쟁 등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이에 따른 신흥국 식량안보 약화, 공급망 분절 심화 등이 성장·물가 악화요인으로 작용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통화긴축의 여파를 예측하기 어렵고,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통화긴축 속도와 기간에도 불확실성이 잠재한다"고 경고했다.
급격한 금리 인상에 따른 가계 및 기업 부담 가중,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등 금융기관 불안 및 가파른 주택가격 하락 등도 위험요인으로 짚었다.
SVB 사태에서 나타나듯이 시장금리와 채권가격의 급격한 변동으로 인해 금융기관의 비즈니스 모델이 더 높은 만기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는 점을 지적했다.
글로벌 금리상승에 따른 신흥국 부채와 재정적자 확대 위험 등도 존재한다. 유럽은 에너지 공급부족 위험이 상존하고 있고 미국의 부채한도 상향 합의 실패 가능성 등도 하방위험으로 제시했다.
OECD는 향후 정책방향으로 통화긴축, 취약계층에 집중된 재정정책, 구조적 개혁 노력 재개, 기후위기 등에 대한 공동대응 등을 권고했다.
물가압력 완화 신호가 뚜렷해질 때까지 통화긴축 기조를 지속할 것을 권고하면서 미국과 유로존 등 대다수 국가에 추가 금리 인상이 여전히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높은 에너지·식량 가격에 따른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취약계층을 선별적으로 지원하는 재정정책을 활용할 것을 권고했다.
점진적으로 보편 지원을 축소하고 선별 지원을 강화해 나가는 것은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면서, 추가적인 수요자극을 줄이고 에너지 소비 절감을 유도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생산성 향상과 공급제약 완화를 위해 기업 역동성 제고, 국경 간 교역장벽 완화 및 인적교류 활성화, 유연하고 포용적인 노동시장 조성 등 구조적 개혁 노력 재개를 권고했다.
에너지·식량위기 극복, 저소득 국가 채무부담 지원, 기후위기에 대응한 탄소중립 노력 등에 대한 국제협력 강화 필요성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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