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 '갑질 호소' 경비원 극단선택 아파트 근로감독 착수

기사등록 2023/03/17 18:58:13 최종수정 2023/03/17 20:29:28

서울지방청, 전날부터 감독…62시간 연속 근무 사망 사건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한 아파트 경비원이 죽기 전 동료들에게 보낸 호소문. 사진 김진엽 기자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지은 기자 = 고용노동부가 최근 70대 경비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서울 강남구 아파트에 대해 근로감독에 착수했다. 장시간 근로로 노동자 사망 사고가 발생한 서울 종로구 빌딩의 관리 사업장에 대해서도 조사에 나섰다.

17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따르면 서울지방청과 강남지청 근로감독관 10여명은 전날부터 이번 사건과 관련해 근로감독에 돌입했다.

앞서 지난 14일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에서 70대 경비원이 숨진 채 발견됐다. 해당 경비원은 숨지기 전 동료들에게 '관리 책임자의 갑질 때문에 힘들다'는 내용의 유서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보다 앞선 지난 8일에는 서울 종로의 한 빌딩에서 나흘 동안 퇴근하지 못하고 62시간 연속으로 인한 경비 노동자가 심근경색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유족들은 장시간 노동에 따른 '과로사'라고 주장하고 있다.

고용부는 이번 근로감독에서 직장 내 괴롭힘 뿐만 아니라 근로기준법 등 노동관계법 전반에 대한 심층적인 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다. 과도한 연장근로가 있었는지 여부도 조사한다.

아울러 다른 근로자들에 대해서도 사업주의 부당한 업무 지시와 직장 내 괴롭힘 등 추가 피해 사실이 있었는지 확인하고, 부당해고 및 불법파견 위반여부 등도 점검할 계획이다.

근로감독을 통해 확인된 노동관계법 위반사항에 대해서는 형사입건 및 행정처분 등 엄정 조치할 방침이다.

노길준 서울지방청장은 "근로자의 인격권과 휴식권을 침해하고 고용환경을 악화시키는 부조리한 노동관행을 근절하는 데 모든 역량을 쏟겠다"며 "근로자 사망과 같은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kkangzi87@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