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역사상 가장 많은 스캔들을 일으킨 헨리 8세와 결혼한 여섯 왕비의 최후다. 기구한 운명을 맞은 500년 전 튜더 왕가의 여섯 왕비가 당당한 팝스타로 부활했따.
서울에서 아시아 최초 내한 공연을 올린 뮤지컬 '식스 더 뮤지컬'은 콘서트 같은 무대로 80분 내내 객석을 들썩거리게 한다. 각각 다른 색깔의 화려한 의상과 헤어스타일로 갑옷처럼 무장한 여섯 왕비에겐 '멋짐'이 폭발한다.
각 캐릭터의 개성을 살린 톡톡 튀는 가사와 귀에 쏙쏙 박히는 멜로디가 매력적이다. 감각적인 음악과 무대로 그 속엔 익살스러운 유머가 흐른다. 지난해 토니어워즈에서 최우수 음악상과 의상 디자인상을 받은 이름값을 톡톡히 한다.
헨리 8세의 형수로 첫 번째 부인이 된 아라곤은 24년이라는 가장 긴 결혼 생활을 유지했다. 아들을 낳지 못하자 이혼을 요구 받았는데, 남편에게 '말도 안 돼(No Way)'를 당당하게 외치며 강렬한 에너지를 발산한다. 국교를 바꾸면서까지 재혼에 성공했지만 결국 참수 당한 두 번째 부인 불린은 아라곤과 대치하며 자유롭고 반항적인 매력을 뽐낸다.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여섯 왕비는 실제 팝스타들에게 영감을 받았다. 비욘세와 샤키라에게 영감을 얻은 아라곤, 아델과 시아에게 영감을 받은 시모어를 비롯해 에이브릴 라빈, 니키 미나즈, 아리아나 그란데, 브리트니 스피어스, 앨리샤 키스 등을 각 캐릭터에서 유추해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기타, 베이스, 키보드, 드럼 등 네 명의 라이브 밴드 연주자도 모두 여성이다.
여섯 왕비는 헨리 8세에 가려졌던 자신의 이름을 찾으며 역사를 다시 쓰노라 외친다. 더 이상 서로 비교하며 누가 가장 견디기 힘들었는지를 겨루는 게 아니라, 자기 자신의 소중함을 말한다.
내한 공연은 오는 26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 신한카드 아티움에서 열린다. 31일부터 6월25일까지 한국어 공연이 이어진다. 손승연, 이아름솔, 김지우, 배수정, 박혜나, 박가람, 김지선, 최현선, 김려원, 솔지, 유주혜, 홍지희가 무대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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