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노벨문학상 수상자 오에 겐자부로 별세…향년 88세(종합)

기사등록 2023/03/13 17:40:13

지난 3일 노환으로 사망…日 2번째 노벨문학상 수상자

2015년 방한 땐 日 위안부 사과 촉구도…"사죄·배상해야"

[서울=뉴시스]강진형 기자 = 일본의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오에 겐자부로가 지난 2015년 3월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동교동 카페 꼼마 2page에서 소설 ‘익사’ 국내 출간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3.03.13.  marrymer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일본 작가 오에 겐자부로(大江健三郎)가 지난 3일 사망한 것으로 13일 알려졌다. 향년 88세.

니혼게이자이 신문(닛케이)과 요미우리 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을 대표하는 소설가 오에가 지난 3일 새벽 노환으로 사망했다고 출판사인 고단샤(講談社)가 이날 발표했다. 장례식은 가족 등 가까운 사람들이 참석한 가운데 치러졌다.

에이메(愛媛)현 출신인 그는 도쿄(東京)대학 불문과에 재학 중이던 1957년 '기묘한 일'로 등단했다. 이듬해인 1958년 '사육'으로 23세에 최연소 아쿠타가와(芥川)상을 수상했다.

1994년 '개인적 체험'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일본인으로서는 두 번째 수상이었다.

그는 일본의 '문화훈장'을 수상했지만 "국가와 결부된 상이니까"라며 이를 거부했다.

피폭지 히로시마(広島)에서의 취재를 바탕으로 한 에세이 '히로시마 노트'를 1964년부터 잡지 에세이에 연재한 것도 주목을 받았다. 일관적으로 반핵, 반전 입장에서 언론 활동을 계속했다.

'전후(2차 세계대전 후) 민주주의자'를 주창한 그는 현대사회의 고뇌와 희망 등을 그린 소설 등으로 사랑을 받았다. 핵무기 철폐와 헌법 옹호, 반(反) 원전 등의 활동도 계속하는 등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가져왔다.

이른바 평화헌법으로 불리는 헌법9조 수호, 원자로 폐기 등도 주장했다. 2001년 헌법 9조를 수호하는 모임인 '9조회'를 결성해 활동해왔다. 

2011년 3·11 동일본대지진 이후에는 반 원자력발전 시위에 참가하는 등 활동도 계속해왔다.
[서울=뉴시스]강진형 기자 = 일본의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오에 겐자부로가 지난 2015년 3월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동교동 카페 꼼마 2page에서 소설 '익사' 국내 출간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3.03.13.  marrymero@newsis.com

그는 지난 2015년 3월 13일 한국을 방문해 자전적 소설 '익사' 번역 출간 기념 간담회를 가졌을 때에 위안부에 대한 일본 정부의 사죄를 촉구하기도 했다.

오에는 소설 익사에 담긴 일본문화가 가진 폭력성과 여성차별주의를 비판하는 내용을 거론하며 "위안부라는 존재에는 일본의 여성 차별적 문화가 분명히 들어가 있다. 일본의 천황 절대주의, 남성 중심주의 문화가 비판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성에 대한 폭력을 정당화해 온 일본 역사의 후진성을 인정해야 한다. 위안부 문제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일본이 만든 위안부에 대해서 일본 정부나 국민들이 충분히 사죄했다고 말할 수 없다. 일본은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사죄하고 충분한 배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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