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역사’ 제주들불축제 ‘불 놓기’ 사라질까

기사등록 2023/03/13 15:49:04

오영훈 지사 13일 “발전 방향 다시 논의해야 할 때” 언급

시 “갈수록 불 놓기 어려워져 앞으로 심도 있는 검토 필요”

[제주=뉴시스] 양영전 기자 = 11일 오전 2023 제주들불축제가 열리고 있는 제주시 애월읍 봉성리 새별오름 주차장이 붐비고 있다. 2023.03.11. 0jeoni@newsis.com
[제주=뉴시스] 이정민 기자 = 20여년 간 이어지고 있는 제주들불축제가 새전환을 맞을 전망이다. 해마다 반복되는 개최시기와 들불이라는 방법 등의 논란이 발생하면서 오영훈 제주도지사까지 '전환'을 이야기했다.

13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오영훈 지사는 이날 오전 집무실에서 가진 도정현안 공유 티타임에서 "도정과제가 어떤 배경과 취지에서 추진되는지 고심하고 달라진 시대적 상황이나 조건을 확인, 적절히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12일 막을 내린 제주들불축제를 언급하며 "축제 발전 방향을 다시 한 번 논의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오 지사는 "제주가 날씨가 화창하고 안전한 축제 준비로 괜찮다는 의견도 있지만 기후환경의 급격한 변화로 산불, 폭설, 폭우, 한파 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나 아시아, 세계적인 분위기가 다르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어 "들불축제만 아니라 모든 사안에 걸쳐 우리끼리 살아가는 세상이 아니라는 것을 계속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들불축제는 과거 야초지 해충구제 등을 위해 마을별로 불을 놓던 제주의 옛 목축문화를 재해석한 것으로 특별자치도가 출범(2006년 7월)하기 전인 1997년부터 개최됐다. 당시 북제주군(현 제주시) 애월읍 납읍리와 구좌읍 덕천리를 오가다 2000년부터 새별오름이 축제장으로 지정됐다.

[제주=뉴시스]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13일 자신의 집무실에서 도정현안 공유 티타임을 주재하고 있다. (사진=제주도 제공) 2023.03.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매해 정월대보름에 열리다 2013년부터는 경칩을 낀 주말로 개최시기가 정해졌다.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우수축제, 대한민국축제콘텐츠 축제관광부문 대상, 제주도 최우수축제 등 제주를 대표하는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개최 시기인 3월이 건조해 전국에서 산불 주의보가 내려지며 특별대책기간이 운영되는데다 다른 지방에서 산불이 종종 발생하면서 제주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가는 실정이다. 환경단체에서는 기후위기 상황에서 화약과 기름을 이용해 들불을 만드는 것이 옳은 것인지에 대한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올해는 경남 합천을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 산불이 발생하며 들불축제가 취소됐고, 지난해도 경북 울진과 삼척 등의 산불로 취소됐다. 이 때문에 들불축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 지사의 발언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해석되고 있다.

【제주=뉴시스】배상철 기자 = 9일 저녁 제주시 애월읍 새별오름에서 올해로 22회를 맞은 2019 제주들불축제가 열린 가운데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오름불놓기가 시작됐다. 2019.03.09.bsc@newsis.com
들불축제를 주최·주관하는 제주시는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개선 방안에 대한 심도 있는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개최 시기를 다시 정월대보름으로 돌아갈 수도 없고, 시대적으로도 불을 놓는 게 점점 힘들어져 가고 있다"며 "앞으로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논의해봐야 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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