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까지 재난 대비 원전 후속조치 완료
尹정부 원전 생태계 복원에 시민단체 우려
12일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계기로 발 빠르게 마련한 조치들을 대부분 마무리한 상태다. 국내 유일 원전 운영사인 한수원은 정부가 마련한 46개의 후속 조치에 한수원이 자체 발굴한 10개의 과제를 더해 총 56개의 안전 조치를 발표한 바 있다.
현재까지 그중 96.4%인 54개의 과제를 완료했으며, 남은 두 개의 과제도 마무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울1발전소에 제2보조급수저장탱크를 올해 안에 설치하고, 격납건물 배기 또는 감압설비 설치가 목표한 2024년까지 이루어진다면 원전 사고를 대비한 모든 준비가 완료된 셈이다.
한수원은 국내 모든 원전을 대상으로 재해를 가정한 원전 스트레스 테스트를 수행해 예상치 못한 외부요인에 대한 원전 안전도 챙기고 있다. 지난해 태풍 힌남노에 포항 제철소가 침수되고, 최근 튀르키예·시리아에 대형 지진이 강타하는 등 예측할 수 없는 기후 재난이 빈번하게 발생했기 때문이다.
특히 해일, 지진 등 상황별로 안전 대비책을 갖췄다. 사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일으킨 건 지진이 아닌 해일이다. 당시 후쿠시마 원전은 규모 9.0의 강진이 발생한 상황에서 발전소는 설계한 대로 정지했으나, 해일이 원전 부지를 덮치며 전원이 차단됐고 지하의 비상 발전기까지 침수되며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다행인 점은 일본과 달리 국내 원전은 비상 발전기를 지상에 두고 있어 침수 위험이 적다는 것이다. 여기에 안전 설비가 있는 주요 건물에는 방수문을 설치하고, 지대가 낮은 곳에 있는 고리 원전은 해안 방벽을 10m로 높이기도 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모든 전원이 물에 잠겨 냉각수가 공급되지 못하며 연료가 손상되어 수소가 폭발한 바 있다. 이와 같은 상황을 대비해 국내 원전의 경우 모든 냉각기능이 상실되어 원자로 핵연료가 용융하는 최악의 상황에서 수소를 제거할 수 있도록 피동형 수소제거설비를 구축했다.
인류 역사상 지진으로 원전 사고가 난 적은 없으나, 전 세계적인 지진 피해가 커지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국내 모든 원전에 '지진자동정지 설비'를 장착했다. 규모 6.5 이상의 지진이 감지되면 곧바로 원전 자동정지시스템이 가동되어 제어봉이 자유낙하해 원자로를 정지시켜 원전을 안전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골자다. 안전성을 더욱 확보하기 위해 지진 규모 7.0 이상을 기준으로 내진 성능을 높이고 있다.
이렇듯 원전을 안전하게 운영하기 위한 조치들이 추진되고 있음에도 대형 원전 사고에 대해선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1979년 미국 쓰리마일아일랜드(TMI) 방사능 유출 사고부터 1986년 구소련 체르노빌 원전 사고, 이후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까지 전세계 곳곳에서 원전 안전 문제가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하며 적극적인 원전 생태계 복원을 강조하고 나섰다.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고리 2호기 계속 운전 추진 등 원전 가동률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정부는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통해 2018년 기준 23.4%였던 원자력 발전 비중을 2030년 32.4%까지 늘릴 것을 발표한 바 있다.
시민단체에서는 원자력 발전에 대한 근본적인 안전 우려를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 지난 9일 후쿠시마 핵사고 12주년 탈핵행진 준비위원회와 종교환경회의 등은 '후쿠시마 핵사고 12주년 전국 곳곳 탈핵 행동의 날' 기자회견을 열고, 원전 수명을 늘리고 가동률을 높이는 정부의 핵발전 확대 정책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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