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마가 삼킨 새내기 소방관 화재 현장엔 검은 재와 물기만

기사등록 2023/03/07 12:29:54

김제 단독주택 화재…임용 10개월 성공일 소방사 순직

[김제=뉴시스] 김얼 기자 = 7일 전북 김제시 금산면의 단독주택 화재 현장을 찾은 합동 감식팀이 화재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감식하고 있다. 2023.03.07. pmkeul@nwsis.com
[김제=뉴시스]이동민 기자 = 7일 오전 10시 40분께 전북 김제시 금산면 단독주택 화재 현장.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대원은 전날 발생한 화재원인 조사를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불은 주택 창고에서 시작돼 아스팔트싱글재질로 된 지붕을 타고 주택 전체로 확대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검게 그을린 주택과 앙상하게 남은 지붕 뼈대, 매케한 냄새는 화재 당시의 참혹한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불을 끄기 위해 뿌렸던 물기도 아직 마르지 않아 검은 재와 섞인 물이 흘렀고, 집을 지키던 강아지는 꼬리를 축 내린 채 갑자기 변해버린 집을 바라보기도 했다.

한적한 시골마을에 화마가 들이 닥친 건 6일 오후 8시 33분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화재 진압과 동시에 인명 수색에 들어갔고, 작은 방에 있던 70대 여성을 구조했다.
[김제=뉴시스]김제소방서 고 성공일 소방사.(전북소방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러나 집 안에는 아직 70대 남성이 남아있었다. "집 안에 사람이 있다"는 목격자의 외침을 들은 성공일(30)소방사는 다시 화마 속으로 뛰어 들어갔다. 그 사이 불은 목조 주택을 빠르게 휘감았고, 결국 성 소방사와 남성은 집 안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당시 현장에 있던 마을 이장은 불이 났던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떠올렸다.

이장 김만억씨는 "주변 사람이 집 안에 사람이 있다고 외치니 소방관 한 명이 바로 들어갔다. 소방관이 들어갈 때는 불이 잦아들고 있었는데 목조주택이다 보니 갑자기 불이 커졌다"며 "결국 집주인과 소방관 모두 나오지 못했다. 안타까운 마음 뿐"이라고 말했다.
 
성공일 소방사는 임용된 지 10개월 된 새내기 소방관으로 지난해 5월 임용 이후 김제소방서 금산119안전센터에서 근무해왔다.

소방 관계자는 "평소 성실하고 현장에 투입되면 남들보다 앞서서 하던 직원이었다"며 "젊은 나이에 떠나가서 미안하고 안타깝다"고 했다.

[김제=뉴시스]지난 6일 오후 8시 33분께 김제시 금산면의 한 단독주택에서 불이 나 현장에 투입된 성공일 소방사 등 2명이 숨졌다.(전북소방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전북소방본부는 '전북 순직소방공무원 등의 장례지원에 관한 조례'에 따라 성 소방사의 장례를 전북도청장으로 치룬다. 장례는 전주의 한 장례식장에서 오는 9일까지 진행되고, 이날 오전 10시부터는 김제 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영결식이 엄수된다. 유해는 대전 국립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김제=뉴시스] 김얼 기자 = 7일 전북 김제시 금산면의 단독주택 화재 현장을 찾은 합동 감식팀이 화재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감식하고 있다. 2023.03.07. pmkeul@n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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