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 단독주택 화재…임용 10개월 성공일 소방사 순직
검게 그을린 주택과 앙상하게 남은 지붕 뼈대, 매케한 냄새는 화재 당시의 참혹한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불을 끄기 위해 뿌렸던 물기도 아직 마르지 않아 검은 재와 섞인 물이 흘렀고, 집을 지키던 강아지는 꼬리를 축 내린 채 갑자기 변해버린 집을 바라보기도 했다.
한적한 시골마을에 화마가 들이 닥친 건 6일 오후 8시 33분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화재 진압과 동시에 인명 수색에 들어갔고, 작은 방에 있던 70대 여성을 구조했다.
그러나 집 안에는 아직 70대 남성이 남아있었다. "집 안에 사람이 있다"는 목격자의 외침을 들은 성공일(30)소방사는 다시 화마 속으로 뛰어 들어갔다. 그 사이 불은 목조 주택을 빠르게 휘감았고, 결국 성 소방사와 남성은 집 안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당시 현장에 있던 마을 이장은 불이 났던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떠올렸다.
이장 김만억씨는 "주변 사람이 집 안에 사람이 있다고 외치니 소방관 한 명이 바로 들어갔다. 소방관이 들어갈 때는 불이 잦아들고 있었는데 목조주택이다 보니 갑자기 불이 커졌다"며 "결국 집주인과 소방관 모두 나오지 못했다. 안타까운 마음 뿐"이라고 말했다.
성공일 소방사는 임용된 지 10개월 된 새내기 소방관으로 지난해 5월 임용 이후 김제소방서 금산119안전센터에서 근무해왔다.
소방 관계자는 "평소 성실하고 현장에 투입되면 남들보다 앞서서 하던 직원이었다"며 "젊은 나이에 떠나가서 미안하고 안타깝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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