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에 대한 소비자 관심·눈높이 높아져
기존 사업과 연계·확장해 공간 사업 전개
[서울=뉴시스]권안나 기자 =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한 곳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공간'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트렌드코리아 2023'에서도 올해의 10대 소비 트렌드 중 하나로 '공간력'을 꼽았다.
이에 다양한 업종의 기업들도 공간 사업에 주목하고 있다. 인테리어, 향기, 세탁 등 기존에 영위하던 사업과 연계해 한층 세분화된 서비스로 확장하며 사람들이 머물고 싶어하는 공간 조성에 나서고 있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인테리어업계에서는 기존의 단편적인 시공을 넘어 공간 자체를 큐레이팅하고 제안하는 서비스를 출시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한샘은 최근 살면서 리모델링을 진행하는 수요를 반영해 부분공사 특화상품 '심플패키지'를 출시했다. 기존의 부분공사는 부엌∙도어∙중문∙창호 등 원하는 공정을 선택해 진행됐다면, 심플패키지는 나아가 원하는 공간을 바꾸도록 제안한다.
한샘은 이와 함께 부분공사의 문턱을 낮추는 맞춤형 서비스 '세이프티 서비스'도 새롭게 도입했다. 거주 중인 집을 공사할 때 집 내부에 있는 짐을 비워야 하고, 공사 중 먼지가 발생하는 등 시공 단계에서 발생하는 불편함을 해소해주기 위해서다. ▲사전 방문 서비스 ▲실내 짐 이동 서비스 ▲특수 보양 서비스 ▲책임시공 등으로 구성된다.
인테리어 플랫폼 어반베이스도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공간을 연출하도록 돕는 '토털 인테리어 컨설팅'을 선보였다. 시공 효율성을 위해 인테리어 표준화를 채택하고 있는 기존 시장 관행과 달리 디자인과 예산, 일정 등 모든 영역에서 고객 중심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스타일링 ▲부분 시공 ▲인테리어 세 가지로 구성된다.
스타일링은 시공 없이 가구나 소품 만으로도 공간의 분위기를 전환하고 싶은 고객을 위해 기획됐다. 독자 구축한 70여개의 국내외 프리미엄 가전∙가구 브랜드 라인업을 통해 고객의 취향에 맞는 스타일을 제시한다.
부분 시공은 욕실, 주방 등 필요한 공간만 선별해 시공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사 없이 일주일 내에 신속하게 공사를 마칠 수 있다. 인테리어는 스타일 진단을 시작으로 모든 공간에 대한 종합적인 컨설팅을 제공한다.
공간을 향기로 채우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도 있다. 자동차 용품 기업 불스원 계열사 센트온은 '향기 마케팅'을 주력 사업으로 전개한다. 글로벌 호텔 체인인 포시즌스, 페어몬트 앰배서더 계열의 호텔들과 시그니엘, 롯데 호텔 등 5성급 호텔뿐만 아니라 롯데백화점, 무신사, 코웨이 등 수많은 국내 대기업들과 프리미엄 향기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카카오모빌리티와 시그니처 향기 '슬로우 그린'을 개발하고 카카오T 벤티 차량에 적용했다. 시그니처 향기는 자동차 실내에서 장시간 근무하는 택시기사들에게 활력을, 승객들에게는 기분 좋은 첫인상을 선사하며 브랜드 택시만의 차별성을 준다. 또 지난해 연말 새단장해 문을 연 LG아트센터 서울에서도 향기 마케팅을 적용했다. LG아트센터 서울의 높은 층고와 건축적인 요소가 두드러진 공간을 포함해 온도, 습도, 공조 장치, 기류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한 최상의 맞춤 발향 기술을 선보였다.
센트온은 모회사 불스원과 함께 센트온-불스원 통합 향기 연구소를 설립해 신규 향기와 신제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갈수록 고급화되는 고객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전 직원 대상으로 2000여개의 향을 시향하고 구분해 내는 심층 조향 교육도 진행 중이다.
세탁소와 연계해 카페, 뷰티스토어 등 복합공간 사업을 펼치는 사례도 있다. 셀프세탁소 '워시엔조이'를 운영하는 코리아런드리는 무인 점포운영솔루션 기업으로의 정체성을 구축하고, 새로운 사업 모델을 공개했다.
이를 위해 코리아런드리는 2021년부터 용인시 기흥구에 100평 규모의 멀티플렉스형 빨래방카페 '어반런드렛'을 오픈하고 사업 본격화를 준비해왔다. 어반런드렛은 카페와 셀프클리닝이 가능한 빨래방을 비롯해 드라이브 스루, 전기차 충전소, 무인 키오스크까지 더하며 비대면 서비스의 편의성을 제공한다.
코리아런드리는 향후 빨래방카페 외에도 생활편의점, 헬스&뷰티 스토어, 팬시&문구 매장, 즉석사진관 등 무인 사업아이템을 총망라하여 상권과 건물의 가치에 적합한 아이템으로 공간비즈니스를 펼쳐 나갈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이 포화되면서 기존 사업의 차별화와 새로운 모델에 대한 고민이 많아지고 있다"며 "공간에 대한 소비자 관심과 눈높이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공간 활용 사업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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