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권성근 기자 =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군하는 과정에서 놓고 온 군사장비 가치가 70억 달러(약 9조2000억원)가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아프간 재건 특별감사관실(SIGAR)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낼 계획이다. 

SIGAR은 아프가니스탄 재건 사업을 감시하는 특별 기관으로 지난 2001년 이후 관련 보고서를 미 의회에 제출했었다.

미군은 지난 2021년 8월 아프가니스탄에서 철군하면서 항공기와 미사일, 통신 장비 들을 회수하지 못했다.

미국 정부는 20년에 걸쳐 아프간 정부군에 장비를 공급하기 위해 186억 달러를 지출했다.

다만 아프간에 지원한 장비 목록이 담긴 전자 데이터가 2021년 유실돼 정확한 수치는 확인할 수 없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보고서는 또 미군의 사전 준비 및 계획 부족이 서방의 지원을 받은 아프간 군대가 무너진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아프간 정부군은 미군 철수 때  탈레반에 별다른 저항을 하지 못하고 정권을 내줬다.

아프간군은 군 장비 공급과 유지 보수 측면에서 계약업자들에 의존하고 있었지만 2021년 6월 미국이 이들을 철수시키면서 아프간은 전투 능력을 상실했다고 감사관실은 지적했다.

보고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0년 탈레반과 미군 철수에 대해 합의를 했지만 아프간 고위관리들은 조 바이든 행정부가 이를 실행할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다며 아프간 정부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비판했다.

SIGAR은 또 우크라이나에 대한 각종 지원도 감독을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전례 없는 대량의 무기가 우크라이나에 지원되는 것을 고려할 때 일부 장비가 암시장 등으로 흘러 들어갈 위험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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