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비 엇갈린 두 명문팀…맨유 '영예'·바르샤 '치욕'

기사등록 2023/02/27 10:55:47

맨유, 주중 바르셀로나와 유로파리그 PO라운드 맞대결 승리

주말 맨유 6년만에 우승컵…바르셀로나는 강등권 팀에 충격패

[런던=AP/뉴시스] 에릭 텐하흐(가운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이 27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잉글랜드 리그컵(카라바오컵) 결승전에서 2-0으로 이기고 정상에 오른 뒤 우승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02.27.

[서울=뉴시스]박상현 기자 = 2월의 마지막 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FC 바르셀로나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2022~2023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플레이오프 라운드에서 맞대결을 벌인 두 팀 가운데 맨유는 환하게 웃은 반면 바르셀로나는 치욕을 맛봤다.

맨유는 27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2022~23 리그 카라바오컵 결승전에서 카세미루와 마커스 래시포드의 연속골로 2-0으로 이기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이날 맨유가 카라바오컵 우승을 차지한 것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맨유가 마지막에 우승컵을 들어올린 것은 UEFA 유로파리그와 리그컵 정상에 올랐던 2016~2017 시즌이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있을 때만 하더라도 우승컵을 긁어모았던 맨유로서는 6년 동안 암흑기를 보낸 셈이다.

이는 에릭 텐 하흐 감독이 맨유에서 연착륙을 했음을 의미한다. 텐 하흐 감독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 2차전에서 모두 패배하면서 최하위까지 떨어졌다. 특히 브렌트포드와 원정경기에서 0-4로 진 것은 충격적이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신경전을 벌이면서 지도력 논란이 제기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텐 하흐 감독은 뚝심으로 밀어붙였다. EPL에서 2연패 뒤 4연승을 거두며 순위를 5위까지 끌어올렸다.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이후 치러진 EPL 10경기에서는 8승 1무 1패를 기록했다. 아스날과 경기에서 2-3으로 아쉽게 지긴 했지만 맨체스터 시티와 홈경기에서 2-1로 승리했다. 어느새 EPL에서 순위도 3위까지 뛰어올랐다.

이를 두고 영국 언론에서는 텐 하흐 감독에 대해 극찬을 쏟아내고 있다.

영국 BBC는 "텐 하흐 감독은 권위있는 태도와 통찰력 있는 전술로 변혁을 일으키는 감독이라는 느낌이다. 이제 그것을 증명하는 트로피를 가졌다. 맨유가 6년 동안 갈망해왔던 성공의 순간"이라며 "불과 몇 달 만에 섣부른 판단을 할 수는 없지만 분명 클럽의 분위기에 변화가 생겼고 텐 하흐 감독이 맨유 변화의 중심이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BBC는 "첫 번째 트로피를 따내면서 텐 하흐 감독은 맨유의 UEFA 챔피언스리그 복귀에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이와 함께 유로파리그와 FA컵 우승도 사정권에 있다"며 "텐 하흐 감독은 맨유에서 무엇이 필요한지 인식하고 있다. 이번 카라바오컵 우승으로 맨유를 만족시키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바르셀로나는 지금 굴욕을 맛보고 있다. 맨유에 무려 15년 만에 지면서 지난 시즌에 이어 두 시즌 연속 유로파리그 조기 탈락의 수모를 맛봤다. 특히 바르셀로나가 유로파리그 16강에 오르지 못하면서 1984~1985 시즌 유로피언컵 위너스컵 16강 진출 실패 이후 37년 만에 유럽클럽대항전에서 16강에 오르지 못했다.
[알메리아=AP/뉴시스] FC 바르셀로나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가 27일(한국시간) 스페인 알메리아에서 열린 알메리아와 2022~23 스페인 프리메라리그 원정경기에서 0-1로 진 뒤 실망스러운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빠져나오고 있다. 2023.02.27.

설상가상으로 바르셀로나는 27일 열린 알메리아와 경기에서 0-1로 졌다. 알메리아는 19위에 있던 팀이었는데 바르셀로나를 꺾으면서 15위로 수직상승했다. 그래도 알메리아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강등권 탈출 경쟁을 벌이고 있는 팀인데 현재 선두를 달리고 있는 바르셀로나가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 것이다.

사비 감독도 잔뜩 화가 났다. 사비 감독은 모비스타 플러스와 인터뷰에서 "올 시즌 들어 최악의 경기를 치른 것 같아 너무나 화가 난다. 특히 전반전이 좋지 않았다"며 "레알 마드리드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비겨서 승점차 10으로 달아날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좋은 기회를 놓쳤다. 전체 시즌에서 우리 팀의 최악의 모습이었다"고 경기력을 혹평했다.

아직 바르셀로나가 2위 레알 마드리드에 승점차 7로 앞선 선두를 달리고 있기 때문에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우승 경쟁에서는 유리한 상황이다. 그러나 유로파리그 조기 탈락에 이은 강등권 팀 상대 패배로 선수단 분위기는 극도로 나빠졌다.

그렇지 않아도 바르셀로나는 최근 '네그레이라 사건'으로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다. 호세 마리아 엔리케스 네그레이라 스페인왕립축구협회 심판기술위원회 전 부위원장이 재직했을 당시 바르셀로나가 네그레이라가 소유한 회사에 돈을 지급했다는 사건이 보도돼 파문이 일고 있다.

네그레이라는 바르셀로나에 특혜를 준 적이 없다고 나섰으며 바르셀로나 역시 일반적인 업무의 일환이라고 발표했지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다른 구단은 전혀 신뢰하지 못하고 있다. 자칫 최악의 스캔들로 번질 수도 있다.

이래저래 바르셀로나로서는 2월의 마지막 주가 잔혹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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