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수정 요구에도 미군 여전히 '일본해' 표기

기사등록 2023/02/24 17:55:59

美인태사령부, 한미일 미사일 방어훈련 자료에 '일본해' 표기

[서울=뉴시스] 한미일 미사일 방어 훈련 보도자료. (사진=미 인도태평양사령부 홈페이지 캡처) 2023.02.23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미군이 우리 정부의 수정 요청에도 지난 22일 동해 공해상에서 실시한 한미일 미사일 방어훈련 장소를 여전히 '일본해'라고 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가 홈페이지에 올린 22일자 보도자료를 보면 "미 해군 이지스 구축함 배리함은 이날 '일본해'(Sea of Japan)'에서 일본 해상자위대 이지스 구축함 아타고함, 한국 해군의 이지스 구축함 세종대왕함과 함께 탄도미사일 방어훈련을 실시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우리 군 당국과 외교부가 관련 사실을 확인하고 잇달아 일본해 표기를 수정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이날 오후까지도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이다.

훈련해역은 독도에서 약 185㎞, 일본 본토에서 120㎞가량 떨어진 곳에서 실시됐지만 미군은 동해와 일본해를 병기해 표현하지 않고 '일본해'라고 표현했다.

공교롭게도 훈련이 이뤄진 22일은 일본이 독도를 자신들의 영토라고 억지 주장하며 제정한 이른바 '다케시마의 날'이기도 해서 미군이 일본 쪽의 뜻에 따른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인태사령부는 지난해 10월6일에 동해상에서 실시된 한미일 첫 미사일 방어훈련에 대해서는 처음에 '일본해'로 표기했다가 이후 '한국과 일본 사이 수역'으로 변경했다.

지난해 9월26일에는 동해상 한미연합훈련 장소를 '동해'(East Sea)로 표기했다가 이후 일본의 항의로 '한국과 일본 사이 수역', '한반도 동쪽 수역' 등으로 고친 바 있다.

미국은 공식적으로 모든 공해(公海)에 대해 1개의 명칭만 사용한다. 미 지명위원회(BGN)가 동해에 대해 결정한 표기는 '일본해'다. 위원회는 일본해가 관습 명칭이고, 일본해가 광범위하고 현재 사용 중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미 국무부는 이와 관련 2019년 5월 "한국이 다른 명칭을 쓰는 것을 알고 있다"며 "일본과 한국이 이 사안에 있어 서로 동의할 만한 방법에 도달하기 위해 협력하길 고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외교부 측은 "앞으로도 전 재외공관과 동북아역사재단 등 유관기관과 민간 단체와 유기적인 협조하에 동해 표기 관련 오류를 시정하고 국제사회의 인식을 제고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 기울여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kje1321@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