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조 시장 잡아라…퇴직연금 놓고 은행·증권·보험 혈투

기사등록 2023/02/28 05:00:00 최종수정 2023/02/28 06:03:45

은행, 노후설계 연금자산 체계적 관리 서비스 제공

보험사 95% 이상 원리금보장형…실적배당형 상품도

증권사, TDF ETF 높은 수익률…상품 경쟁력 강화



퇴직연금 제도별 적립금 추이 및 전망(제공=한투운용)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수윤 이주혜 남정현 기자 = 300조원에 달하는 퇴직연금 시장을 놓고 은행과 증권사, 보험사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이 시행되고 고령화 사회가 심화하고 있는 만큼 퇴직연금 시장이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영업력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28일 한국투자신탁운용에 따르면 지난해 말 336조원 수준이던 퇴직연금 시장의 몸집은 10년 뒤인 2032년 86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확정급여형(DB)이 192조원에서 398조원으로, 확정기여형(DC)은 86조원에서 222조원으로, 개인형퇴직연금(IRP)은 58조원에서 239조원으로 각각 덩치가 커진다. 특히 DB형과 DC형에 비해 IRP의 성장세(4.1배)가 두드러질 것이란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에 금융권과 증권업계는 고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퇴직연금 관련 다양한 상품 출시와 함께 높은 수익률을 약속하며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은행권은 퇴직연금센터를 통해 노후설계와 연금자산의 체계적인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모바일 자산관리시스템인 '연금닥터서비스'를 지난해 8월 출시해 지속적인 점검과 솔루션이 필요한 퇴직연금을 위해 고객 접점을 강화했다. 퇴직연금 ETF와 원금보존추구형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 상품을 출시해 상품경쟁력도 높였다. 또 올해 2분기 목적기반투자(GBI)에 기반한 연금 디지털 자산관리 솔루션을 선보일 계획이다. 초개인화 자산관리 솔루션을 활용해 개인 목표에 맞는 투자계획에 따라 개인 맞춤형 포트폴리오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KB국민은행은 'KB골든라이프센터'를 2020년부터 14개 센터를 운영 중이다. 퇴직금과 연금 자산관리 등에 특화했으며 은퇴 생활비 점검, 절세 방안, 퇴직 이후 건강보험·국민연금 보험료 납부 등 노후설계도 돕는다. KB골든라이프센터의 컨설턴트는 자산관리 전문자격을 보유한 PB경력 10년 이상의 전문가다. 필요에 따라 부동산과 세무 분야 전문가와 연계해 상담하기도 한다. 상품 판매보다는 오롯이 은퇴준비 컨설팅에 집중한 본부 직속 상담센터라는 게 강점이다. 운영 2년만에 은퇴설계 상담건수 누젹 8000건을 진행했다.

신한은행의 '퇴직연금 고객관리센터'는 PB출신의 베테랑 은퇴설계 컨설턴트와 약 50명의 투자상담 우수직원이 DC·IRP 가입 고객에게 포트폴리오 중심 자산운용과 관리에 대한 전문적인 상담서비스를 제공한다. AI음성봇 서비스, 쏠(SOL) 퇴직연금 초개인화 컨설턴트,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운용, 일대일 맞춤형 은퇴솔루션 서비스 등 퇴직연금 고객 관리를 위한 상품 및 서비스 라인업도 강화했다.

우리은행은 연금고객관리센터에서 연금자산의 체계젹인 관리를 위해 정기적으로 고객 수익률, 고객 운용상품 현황을 안내한다. 특히 비대면 서비스를 강화했다. 상담과 지원 전담팀을 운영하고 개인형 퇴직연금(IRP) 자동이체 녹취 간편등록 서비스를 도입했다. 우리로보 퇴직연금서비스는 고객의 동일 나이대, 적립금 규모, 자산배분, 운용성과를 기준으로 평균 데이터와 고객의 데이터를 비교분석해 상품 포트폴리오를 제공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퇴직연금수익률관리센터와 퇴직연금 전용 상담 콜센터를 운영하며 전문성있는 퇴직연금 전담 조직 체계를 갖추고 있다. 은퇴설계전문가(ARPS) 자격 보유자 2184명이 전국 각 영업점에 배치돼 은퇴설계와 자산관리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또 다양해지는 고객의 니즈 충족을 위해 지난해 퇴직연금 ETF 매매시스템을 도입해 국내 및 해외 주요국(미국·유럽 등) 주가지수, 2차 전지, 메타버스, 친환경 등 유망 섹터 지수를 추종하는 다양한 ETF 상품을 출시했다.

교보생명 퇴직연금 서비스  *재판매 및 DB 금지



보험업권은 지난해 누적 적립금 자체는 불었지만 퇴직연금 시장 점유율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보험사의 경우 전체 상품의 95% 이상을 원리금보장형(금리연동형·이율보증형) 상품으로, 80% 이상을 DB형 상품으로 운영하는 점이 특징이다. 원리금보장형 상품 외에도 수익성을 추구하는 가입자를 위한 '실적배당형 상품'도 운영하고 있다.
   
삼성생명의 원리금보장형은 장·단기 변동·고정금리형 상품, 매년 원금과 이자가 재투자되는 복리상품, 퇴직 시 중도해지로 인한 불이익이 없으며 DC·IRP로 제공되는 모든 원리금보장형 상품 등이 대표적이다. 이달 가입기준 금리연동형(연복리 이율)의 DB·DC·IRP의 연 금리는 2.5%다.

교보생명은 DC 실적배당형 상품 비중(19%)이 보험권 평균(10%)보다 높은 점이 특징이다. 교보생명은 원리금보장형 상품을 다양한 만기로 제공하고 있으며 시중 은행의 정기예금 상품, 저축은행 상품, 증권사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 등도 제공하고 있다. 퇴직연금 펀드와 관련해선 오픈 플랫폼을 적용해 계열사 상품뿐만 아니라 900개가 넘는 퇴직연금 펀드와 판매계약을 맺고 있다. 또 업권 처음으로 ETF 매매 시스템을 2021년 11월에 도입해 고객들의 선호도가 높은 147개의 ETF를 제공한다.

한화생명은 총 7개의 VIPR고객을 대상으로 FA센터를 통해 종신·연금보험을 활용한 상속·증여플랜 제공한다. 고객의 현 자산수준에서 예상되는 상속·증여세를 안내하고 이를 절세할 수 있는 방안을 안내한다. 종신보험을 활용한 상속세의 절세와 연금보험을 활용한 납입 세금의 이연 효과 등의 정보를 제공한다.

삼성화재는 대표적인 상품으로 '삼성화재 퇴직연금TDF(타깃데이트펀드)'와 '삼성 ETF를 담은 TDF' 운용하고 있다. TDF는 투자자의 은퇴 예정 시점을 목표로 지정해 생애 주기에 맞게 투자자산의 비중을 자동으로 조절해주는 펀드를 말한다. '삼성화재 퇴직연금TDF'는 퇴직연금 가입고객(DB·DC·IRP)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실적배당형 보험상품이다. 투자자의 은퇴시점을 타깃날짜로 해 사전에 정한 생애주기에 맞춰 자동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한다. 생애주기는 평균수명, 근무기간, 임금·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해 설계된다. 특정 목표시점(은퇴시점)까지 주식 등 위험자산의 비중은 점진적으로 감소하고, 채권관련 자산의 비중은 확대된다. 디폴트옵션에 편입된 상품이다.

'삼성 ETF를 담은 TDF'는 국내외 주식, 채권, 부동산, 원재재 등 다양한 자산과 관련된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해 글로벌 자산배분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생애주기를 고려한 자산배분 전략을 시행해 투자 잔존기간이 짧아질수록 주식·대체자산 등 위험자산 비중과 전체 해외 투자 비중을 줄이면서, 국내 채권 비중 확대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디폴트옵션에 편입된 상품이다.

KB손보는 펀드투자권유자문인력을 확보하는 등 고객 자산컨설팅 역량 강화를 위한 전문자격을 취득했다. 신탁리스크심의회, 투자중개리스크심의회 등 상품선정과 관련한 위원회가 체계화됐다. 2021년 12월엔 고객의 실질적인 편의를 위해 이율보증형 상품 중도해지 시 패털티 규정을 완화했다. 만기일 기준 전후 7일 이내 같은 회사 상품으로 변경 시 중도해지패널티가 미적용된다. 또 추천 포트폴리오(매월), 판매펀드 성과평가자료(분기), 월간 금융시장동향(매월), 알기 쉬운 투자정보(시리즈) 등 다양한 투자 정보도 제공한다.
KB증권 'KB 다이나믹 TDF 펀드' *재판매 및 DB 금지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도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가입자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의 '퇴직연금MP 구독 서비스'는 가입자들에게 운용 전문가가 글로벌 자산배분 포트폴리오를 정기적으로 제공해 모바일로 편리하게 자산관리 할 수 있도록 해주는 비대면 자산관리 서비스다. 총 4가지 유형(MP70·MP40·MP30·MP20)의 포트폴리오를 제공한다. 포트폴리오 숫자가 높을수록 주식비중이 높고, 주식시장 상승을 기대한다면 주식 비중이 높은 포트폴리오에 가입할 수 있다. 보수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면 안정성이 높은 포트폴리오로 변경 가능하다. 또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는' 알고리즘을 사용해 고객과 금융 데이터를 분석해 어떤 투자 가입하면 좋을지 추천해주는 서비스로 초개인화 맞춤형 포트폴리오 제공 서비스가 가능하다.

한국투자증권의 '한국투자TDF알아서펀드' 시리즈는 전세계 자산을 대상으로 20개 내외 펀드에 분산투자하는 '올인원'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우리나라 소득과 물가, 금리, 생명주기 등을 반영한 한국형 생애주기를 고려한 자산배분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은퇴 예상시기에 맞춰 2020, 2025, 2030, 2035, 2040, 2045, 2050(환노출형), 2050(환헷지형) 등의 다양한 시리즈를 선택할 수 있다. 최근엔 1995년, 2000년 전후 태생의 고객을 위한 '한국투자TDF알아서2055'와 '한국투자TDF알아서2060'을 출시했다.

삼성증권의 '삼성 한국형 TDF'는 미국에서 검증받은 TDF 운용전략을 한국인의 생애주기에 맞게 최적화한 상품이다. '자동 자산배분 리밸런싱 프로그램'을 활용해 가입자의 생애주기별로 주식과 채권의 비중을 알아서 조정한다. 올해 1월 말 기준으로 1개월, 3개월 기간 성과가 업계 최상위를 차지했다는 게 삼성증권의 설명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성장주 중심, 긴 채권 듀레이션, 90% 이상 환헷지 등의 요인이 지난해 하반기 이후 시장에 형성된 금리 피크아웃 기대감과 맞물리면서 좋은 성과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KB증권의 'KB 다이나믹 TDF 펀드'는 생애주기뿐만 아니라 시장 변화를 적극 반영하는 액티브형 TDF 상품이다. 주식, 채권 대체자산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해 단순한 자산배분을 뛰어 넘어 시장상황에 따라 초과 수익이 가능한 자산을 찾는 다이나믹 자산배분 전략을 수행한다. 한국인의 생애 주기와 소득 환경을 현실적으로 적용하고 전세계 주식, 채권, 부동산·원자재 등 대체 자산 등에 골고루 투자한다. 경기 사이클 등 시장상황을 반영해 위험자산 비중 조절과 다변화된 스타일 투자를 통한 수익을 추구한다.

신한투자증권은 '신한마음편한TDF2035증권투자신탁'이 주식, 채권, 대체자산, 환율변동에 따른 수익 등 전 자산군을 투자전략센터의 하우스 뷰(House-view) 하에 전략적 자산배분이 진행 중이며 양호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신한마음편한 TDF 2030·2035·2040·2050 수익률은 모두 업계 평균을 웃돌았고, 2040시리즈는 연초 이후 수익률 최고인 3.61%를 기록했다.

신영증권의 '신영TDF'는 신영자산운용과 글로벌 1위 외부위탁운용(OCIO) 기관인 머서가 협업해 내놓은 상품이다. 전세계에 있는 다양한 자산운용사의 상품에 분산투자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은퇴 시점에 따라 2030·2040·2050 등 상품으로 나뉜다. 예를 들어 예상 은퇴 시기가 2040년 전후인 사람은 '신영TDF2040'을 선택해 투자하면 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shoon@newsis.com, winjh@newsis.com, nam_jh@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