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운용사들, 주인없는 기업에 주주로서 목소리 높여야"(종합)

기사등록 2023/02/22 20:59:56 최종수정 2023/02/22 21:06:50

금감원·급투협, 자산운용사 CEO 간담회 개최

책임있는 의결권 행사·ESG 기업 발굴 등 주문

'기관 의결권 행사 가이드라인' 개정 약속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협회는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자산운용사 CEO 간담회'를 개최했다. (사진=금융감독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자산운용사 CEO들에게 책임있는 의결권 행사 및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업 발굴 등 책임투자 강화를 주문했다.

그는 특히 "주인없는 기업에서 이사가 회사에 손해를 끼치는 일에 관여했을 때 기관이 이사 선임 등에 있어 적극적으로 의사를 표명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느냐"며, 소유분산 기업에 대해 주주로서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자산운용사 CEO 간담회'에서 기관들이 건전한 기업경영문화의 선도자가 돼야한다며 이 같이 당부했다.

그는 "최근 코리아디스카운트 해소 등을 위한 이슈의 하나로 밸류에이션 적정한 기업 가치 제고 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우리 자산운용을 비롯한 기관 운용사들이 주주로부터 위임받은 의결권 행사를 어떻게 하는 게 좀 더 가치를 제고시킬 수 있는가 문제의식에 대한 깊은 논의가 있었다"고 전했다.

또 "건전한 지배구조 형성 등 ESG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증대함에 따라 기관투자자의 책임투자 강화를 통해 주주와 기업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자산운용사가 스스로 깊은 고민을 통해 책임있는 의결권 행사 방향을 모색하고 ESG 기업을 적극적으로 발굴하는 등 자본시장 발전을 위한 선도적인 역할을 해주길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소유분산 기업에 대한 운용사들이 주주로서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회사의 자금을 유용하는 데 개입한 전력이 있는 사람을 다시 이사로 선임한다는 건 본인이 주인이면 그 책임을 다른 방법으로 질 수 있겠지만 대리인 관계에서 보면 안된다고 얘기할 수 있다고 본다"며 "자본시장법상 정신에 맞게 생가갛면 주주들이 주주들을 대변하는 대리인으로서 CEO를 고르는 데 있어서도 적어도 그 정도 고려는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당국이 은행의 공적 기능을 강조하는 것과 주주 환원 정책은 상충되지 않을 수 있다"고도 설명했다. 최근 행동주의 펀드가 은행에 더 높은 수준의 주주 환원책을 제시했지만, 금융당국이 은행들의 배당 확대를 제한하는 발언을 내놓은 것에 대한 해명으로 보인다.

아울러 "당국이 원하는 수준의 스트레스 테스트 기준을 반영한 충당금을 설정해 손실 흡수 능력이 확보된다면, 그 이상의 잉여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이사회에서 주주들의 동의를 받아 적절히 처분을 구하면 될 것이라는 게 일반 원칙"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의결권 행사 시 실효성있는 지침이 될 수 있도록 금융투자협회와 함께 '자산운용사의 의결권 행사 가이드라인'을 개정하는 등 지원할 것을 약속했다. .

간담회에는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과 10개 자산운용사 CEO 등이 참석했다. 특히 최근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행동주의 펀드 트러스트자산운용의 황성택 대표도 자리에 참석했으며 김형석 한국ESG기준원 본부장도 함께했다.

서유석 금투협회장 역시 책임있는 투자문화 조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ESG 기업의 적극적인 발굴과 더불어 적극적이고 책임있는 의결권 행사 등 건전한 기업경영문화를 선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이날 책임투자 외에도 자산운용사들에 적재적소에 자금을 공급하는 '플레이어'의 역할과 국민 자산관리자로서 재무설계를 돕는 '길잡이' 역할을 당부했다.

또 신속하고 투명한 인·허가와 펀드 등록 심사를 통해 운용사의 신사업 추진 기반을 조성하겠다고 약속했다.

서유석 금투협회장 "금감원의 펀드 심사 전담 부서 신설과 인력 확충은 업계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지원하겠다는 금감원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좋은 예"라며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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