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2022년 출생·사망통계 발표
전국 합계출산율 0.78명…전년보다 0.03명 줄어
영광 1.81명 최고…임실·근위군 등 농촌지역 상위
출산율 0.5명 미만 지자체 서울·부산·대구 분포
[세종=뉴시스] 오종택 기자 = 우리나라 합계 출산율이 0.78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을 기록하며 인구절벽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서울과 부산 등 대도시 출산율이 두드러지게 저조했다.
인구소멸 위기에 직면한 농촌지역은 적극적인 출산 장려 정책으로 출산율이 비교적 높았지만 인구 감소세에 제동을 걸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2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출생·사망통계(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전년(26만6000명)보다 4.4%(1만1500명) 줄어든 24만9000명으로 집계됐다.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나타내는 합계 출산율은 1년 사이 0.03명이 줄어든 0.78명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유일하게 합계 출산율이 1명을 밑돈다. OECD 평균인 1.59명(2020년 기준)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전국 17개 광역시도 중 세종(1.12명)이 유일하게 합계 출산율 1명을 넘겼을 뿐이다.
서울은 0.59명으로 가장 낮았고, 부산(0.72명), 인천(0.75명), 대구(0.76명) 등 광역 대도시 출산율이 평균에 못 미쳤다.
기초자치단체별로 보면 전남 영광군(1.81명) 전국에서 가장 높은 합계 출산율을 기록하며 4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전북 임실군(1.55명), 경북 근위군(1.49명), 의성군(1.46명), 강원 양구군(1.44명), 화천군(1.40명), 철원군(1.39명) 순으로 높았다.
합계 출산율이 1명을 넘는 지자체는 농촌지역에 대거 분포한 반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광역시 기초자치단체는 출산율이 대체로 낮았다.
서울 관악구(0.42명), 광진구(0.46명), 종로구(0.47명), 강북구(0.48명), 강남구(0.49명), 부산 중구(0.46명), 대구 서구(0.46명) 등은 0.5명이 채 되지 않았다.
농촌지역 출산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배경으로는 적극적인 결혼·출산 장려 정책이 꼽힌다.
4년 연속 출산율 1위를 기록한 영광군은 공공임대주택 공급으로 청년과 신혼부부 주거 문제를 해소하고, 결혼장려금 500만원 지원과 출생 자녀 수에 따라 최다 3500만원의 신생아 양육비 등 파격적인 지원 정책을 펴고 있다.
청년 채용 기업과 근로 청년에게 1인당 최대 2160만원을 지원하는 일자리 지원 정책도 병행하며 청년 인구 유입도 유도했다.
하지만 이 같은 적극적인 지원에도 출산율 저하는 막지 못한다. 영광군 역시 4년 연속 전국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출산율은 매년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연간 출생아 수가 500명을 넘긴 농촌지역은 도농 복합도시를 제외하면 손에 꼽는다.
출생아 수와 합계 출산율 저하 속에 사망자 수는 늘면서 지난해 우리나라 인구는 12만3800명이 자연감소했다. 시도별로 보면 세종(1500명)을 제외한 16개 시도에서 인구가 모두 자연감소했다. 경북(-1만6500명), 경남(-1만3400명), 전남(-1만3000명) 등 농촌지역이 많은 지역의 감소가 두드러졌다.
통계청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안정화되면 자연 증가의 감소폭이 지난해보다는 줄어들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저출산·고령화로 자연증가의 감소는 계속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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