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독' 농구팀 '4강 돌풍' 이끈 103세 수녀, 첫 회고록 선보여

기사등록 2023/02/21 17:01:14 최종수정 2023/02/21 17:02:58

진 돌로레스 슈미트 수녀, 28일 첫 회고록 선보일 예정

대학 농구팀 '정신적 지주' 활동하며 NCAA 4강 이끌어

103세 고령 불구하고 여전히 농구계 헌신하는 중

[서울=AP/뉴시스] 5년 전 로욜라 대학 농구팀은 '로욜라 램블런스'의 NCAA 4강 돌풍을 이끈 진 돌레레스 슈미트(103, 사진)가 회고록을 선보일 예정이다 (사진출처: AP통신·아마존 홈페이지 캡처) 2023.02.21.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정희준 인턴 기자 = 5년 전, 언더독에 불과했던 약소 농구팀의 '4강 돌풍'을 이끈 진 돌로레스 슈미트(103) 수녀가 첫 회고록을 내놓는다.

미국 NBC 뉴스, AP 통신 등은 19일(현지시간), 슈미트 수녀의 첫 회고록 발간을 기념해 근 30년간 농구계에 헌신해온 슈미트 수녀의 일생을 재조명했다.

슈미트 수녀는 1996년, 시카고 로욜라 대학의 남성 농구팀인 '로욜라 램블러스'의 전담 수녀이자 조언자로서 활동을 시작했다. 직접적인 농구 코칭을 진행하지는 않았지만, 선수들과 코치진에게 기도와 영적인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슈미트 수녀의 꾸준한 기도와 조언이 효과가 있었던 것일까, 램블러스는 2018년, 자신들이 속한 '미주리 밸리 콘퍼런스'에서 최종 토너먼트까지 진출, 3승 무패로 콘퍼런스 우승을 차지해 전미 대학 체육 협회(NCAA)가 주최하는 NCAA 대학 농구 토너먼트 진출에 성공했다.

램블러스의 '돌풍'은 지역 콘퍼런스 대회에서 끝나지 않았다. 로욜라 대학이 속한 '남부 리그'의 16개 팀 중에서 11번 시드를 받은 램블러스는 대회에 참가한 68개 팀 중에서도 '약팀' 축에 속했다. 첫 번째 상대는 같은 '남부 리그' 소속 6번 시드 팀인 '마이애미 허리케인스'였다.

객관적인 전력 평가에서 열세에 놓였지만, 램블러스 선수들은 주눅 들지 않고 경기에 임했다. 모두가 허리케인스의 우세를 점치는 와중, 램블런스는 보란 듯이 허리케인스를 64-62로 꺾었다. 이후로도 램블런스는 자신들보다 높은 시드인 테네시 볼런티어즈(3번 시드, 63-62), 네바다 울프팩(7번 시드, 69-68), 캔자스 스테이트 와일드캣츠(9번 시드, 78-62), 미시간 울버린스(3번시드, 78-69)를 차례차례 쓰러트렸다. 그야말로 '신데렐라 팀의 등장', '언더독의 반란'이었다.

안타깝게도, 램블런스는  4강에서 만난 빌라노바 와일드캣츠(1번 시드)에 62-79로 패배해 NCAA를 우승하는 데는 실패했다. 램블런스의 돌풍을 잠재운 와일드캣츠는 이후 2018 NCAA를 우승했다.

램블런스는 비록 우승에는 실패해 '북산 엔딩'을 맞았지만, 짜릿한 연승가도를 달린 팀과 팀 선수들의 '정신적 지주'인 슈미트 수녀에게는 세간의 이목이 자연스레 집중됐다. 당시 슈미트 수녀는 모든 경기가 시작하기 전에는 기도를, 경기가 끝난 후에는 선수들과 코치진에게 격려 이메일을 꼬박꼬박 보냈다. 대부분의 경기를 TV 중계를 통해 응원해야 했지만, 이따금 노령의 몸을 이끌고 직접 선수들을 응원하러 경기장을 찾기도 했다.

NCAA를 시청한 수많은 농구팬은 98세라는 노령에도 불구하고 슈미트 수녀가 보인 농구에 대한 열정에 매료됐고, 로욜라 대학 역시 슈미트 수녀가 그려진 셔츠와 스티커, 자석 등을 선보이며 이에 호응했다. 그렇게 슈미트 수녀는 램블런스 팀의 정신적 지주이자 마스코트가 됐다. '시스터 진'(Sister Jean)이라는 애칭도 붙었다.
[서울=뉴시스] 2018년 당시 램블런스 팬이 합성한 슈미트 수녀의 이미지, NCAA를 시청한 수많은 농구팬은 슈미트 수녀가 보인 농구에 대한 열정에 매료됐다 (사진출처: 트위터 캡처) 2023.02.21. *재판매 및 DB 금지
2023년을 맞아 103세가 된 슈미트 수녀는 여전히 '농구팀의 정신적 지주'로써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매일 새벽 5시에 깨어나 기도를 올리고 아이패드로 복음을 읽은 후, 램블런스 선수들에게 연승과 경기력 향상을 기원해 주는 격려 이메일을 작성한다. 자신의 좌우명을 '예배, 노력, 승리'라고 언급한 슈미트 수녀는 "나는 현대 기술에 꽤 익숙한 편이다. 항상 앞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빠르게 뒤처질 뿐이라는 것을 안다. 빠른 적응력은 내가 가진 초능력이다"라고 밝혔다.

슈미트 수녀의 회상과 근황이 담긴 회고록, '목적의식을 갖고 눈을 떠라 : 내가 첫 100년을 살며 배운 것들'은 이달 28일부터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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