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연정 '사법부 무력화' 입법 시작…야당 반발

기사등록 2023/02/21 11:33:06 최종수정 2023/02/21 12:51:46

연립정부 "3권 분립에 균형 맞추기 위해 개혁 추진"

표결 앞두고 크네세트 앞에 10만명 모여 반대 시위

예시 아티드 대표 "비민주 국가 되기 위한 첫 발걸음"

[예루살렘=AP/뉴시스] 20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예루살렘에 있는 이스라엘 의회 인근에서 시위대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사법 개혁'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며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시위대가 "민주주의를 짓밟고 있다"라고 비난하며 사법 개혁 강행 의지를 재확인했다. 2023.02.21.
[서울=뉴시스] 권성근 기자 =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1일(현지시간) '사법 개혁'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에도 불구하고 입법 절차에 첫 시동을 걸었다.

타임오브이스라엘,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크네세트(의회)는 이날 지정 이후 국회의원들이 사법부 판사들에 대한 임명권을 갖게 하는 법안을 1차 독회 및 표결에서 찬성 64표 반대 47표로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대법원을 약화시키고 연립 정부에 더 많은 권력을 부여하는 광범위한 패키지의 일부다.

법안은 크네세트 헌법·사법·법률 위원회로 이관됐으며 다음달 말까지 2차, 3차 독회 및 투표를 거칠 예정이다.

앞서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우파 연정은 지난해 말 대법원의 위헌 결정을 의회가 표결로 뒤집을 수 있고, 대법관 임명에 의회 영향력을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사법 개혁안을 발표했다.

법안에 반대하는 자들은 앞으로 판사로 임명되기 위해서는 정부나 총리에 충성심을 보여야 할 것이라며 부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네타냐후 총리의 입법 관여가 이해 상충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연립 정부는 선출직이 아닌 판사들의 권한이 너무 커 3권 분립에 균형을 맞추기 위해 사법 개혁을 추진 중이라고 주장했다.

크네세트 밖에는 20일 10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정부의 사법부 무력화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오히려 시위대가 '민주주의를 짓밟고 있다'고 비난했다.

[예루살렘=AP/뉴시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9일(현지시간) 의회의 새 정부 승인안 가결 후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그는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극우적인 연정으로 6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2022.12.30.
이들 시위대는 전국의 주요 도로를 봉쇄하고 일부 정치인들이 집을 나서지 못하도록 길을 막기도 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자신이 속한 보수 정당인 리쿠드당 소속 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시위대가 "내전과 거리의 피로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야당은 연립 정부가 사법부 장악을 시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야당인 예시 아티드의 야이르 라피드 대표는 이날 법안 표결에 앞서 "오늘 밤 이스라엘은 비민주 국가가 되기 위한 첫 걸음을 내디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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