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석 매직' 이어가나…쿠팡, 작년 4Q '흑자 로켓' 기대감

기사등록 2023/02/27 07:00:00 최종수정 2023/02/27 08:31:46

쿠팡 작년 4Q 분기 연속 흑자 달성 여부 주목…"수익성 개선 전망 잇따라"

초대형 IB 바클레이즈, 쿠팡 목표 주가 높여…블랙록, 쿠팡 주식 대량 매수

"외형성장·내실경영 갈림길, 딜레마 빠진 韓이커머스 업계서 유의미한 실적"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김범석(쿠팡Inc 의장) 매직'이 계속 이어질까."

쿠팡의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록적인 흑자 성과가 분기 연속 흑자로 이어질 경우, 올해 '연간 흑자'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쿠팡의 실적 행보가 앞으로 국내 이커머스 산업 판도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27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된 쿠팡(쿠팡Inc)은 한국 시간으로 오는 3월 1일 오전 '2022년 4분기 및 연간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쿠팡은 지난해 3분기에 2014년 로켓배송 서비스를 시작한 뒤 처음으로 분기 기준 흑자 달성에 성공하며 수익성과 미래 성장성을 입증했다.

쿠팡은 지난해 3분기 7742만달러(약 1037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첫 흑자 기록을 세웠다. 매출도 51억 133만 달러(6조 8383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9.8% 증가해 사상 최대 규모 성장률을 보였다.

쿠팡은 '한국의 아마존'으로 불리며 그동안 막대한 물류·배송 인프라 투자를 지속하면서 '계획된 적자' 기조라는 입장을 보여왔다.

지난해 3분기 흑자 전환이 그동안 시장 일각에서 불거진 '이커머스 수익성 구조'에 대한 우려를 말끔히 씻어낸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2014년 로켓배송 서비스를 도입한 쿠팡은 전 국민의 '쿠팡 일상화'를 목표로 규모의 경제 실현에 집중했다. 전국 인프라 구축을 위한 천문학적인 투자로 매년 막대한 적자를 감내해야 했지만, 현금이 바닥을 보이는 상황에서도 고집을 꺾지 않았다.

쿠팡 창업자인 김범석 쿠팡Inc 의장이 글로벌 경영에 나서며 미래 신사업 큰 그림을 그리고, 강한승 쿠팡 대표이사는 전문경영인으로서 국내 쿠팡 법인의 경영 관리를 총괄하며 호흡을 맞춰왔다.

'외형성장'과 '내실경영' 갈림길에서 딜레마에 빠진 국내 이커머스 업계에 쿠팡의 흑자 행보가 시사하는 바도 크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비대면(언택트) 문화 확산으로 쿠팡처럼 외형을 키웠던 다른 이커머스 기업들은 지난해부터 3고(고금리·고물가·고환율) 시대에 접어들며 자금 조달과 적자 경영 한계에 부딪히면서 하나둘씩 투자 활동을 중단하고 내실 경영으로 전략을 바꾸는 상황이다.
[뉴욕=AP/뉴시스]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 첫날인 11일(현지시간) 쿠팡 배너가 정면을 장식한 뉴욕증권거래소 앞에서 웃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쿠팡은 종목 코드 CPNG로 뉴욕 증시에 입성했다. 2021.3.12.
쿠팡과 비슷한 시기에 출발한 티몬은 이미 수년 전부터 투자 활동을 멈추고 적자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막대한 비용 투자로 시장에 뛰어들었던 대기업 계열 롯데온과 SSG닷컴, 11번가도 최근 들어 내실 경영으로 방향을 틀었다.

새벽배송 업체 컬리가 인프라 투자 확대에 나서며 공격 투자를 강행했지만, 올 초 상장 계획이 틀어지면서 고민이 커졌다.
 
국내 투자 업계를 비롯한 미국 월가에서는 쿠팡이 지난해 4분기에도 흑자를 냈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쿠팡이 본격 이커머스 흑자 시대를 열면 국내 동종 업체들의 향후 경영 전략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최근 영국계 초대형 IB(투자은행) 바클레이즈는 쿠팡의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는 의견과 함께 목표 주가를 리포트 발간 당시 주가보다 10달러 가량 높은 24.25달러로 제시하기도 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지난해 4분기에 쿠팡 주식 704만주를 추가로 대거 사들인 것도 '쿠팡 낙관론'에 힘을 싣는다.

업계 관계자는 "만약 쿠팡이 지난해 4분기에도 분기 연속 흑자 달성을 이룬다면 단순한 일회성이 아닌 본격 흑자 경영 시대를 연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최근 늘어나는 적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내실 경영으로 전략을 바꾸고 있는 국내 이커머스 업계 판도 변화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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