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 식당서 서빙 로봇 이용…"다소 느리지만 편리"
비로보틱스·브이디컴퍼니 등 서빙 로봇 시장 출격
커피전문점서 무인 음료제조 로봇 도입하는 사례도 늘어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 서울 명동의 한 칼국수집 안. 벽에 기대있던 로봇 위에 설거지거리를 올려두자 조명을 깜빡이며 좁은 통로를 미끄러지듯 지나간다. 저녁 피크타임이라 홀 안은 복잡했지만, 부딪히는 일은 없다. 주방에 도착한 로봇은 설거리 거리가 도착했음을 알린 후 제자리로 돌아온다.
매장 점원의 업무 피로도를 낮추기 위해 속속 서빙로봇을 도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최근 저녁식사 시간대 서울 명동의 한 음식점에는 '교동이'라고 이름 붙은 서빙 로봇이 출발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1966년에 문을 연 이 '노포 음식점'은 테이블 간 간격이 좁지만 서빙로봇을 이용하고 있었다.
다만 저녁 피크 타임 때는 서빙을 하기보단, 설거지거리를 주방에 가져다주는 일을 하고 있었다. 이 식당 관계자는 "사람이 많이 몰리는 시간에는 서빙로봇을 잘 사용하지 않는다"며 "사람이 하는 게 더 빠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인건비 부담이 적고, 인력 고용과 관련된 고충이 없다는 점에서 많은 자영업자들이 서빙로봇 선택을 고민하고 있다. 더욱이 서빙 로봇 도입 초기에 비해 가격이 안정화되면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서빙로봇을 구입하려면 최소 200만원에서 최대 2000만원이 들지만, 최근에는 월 30만~70만원 대에 렌탈이 가능하기 때문에 초기 비용에 대한 부담이 줄었다.
실제 자영업자가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서빙로봇 도입과 관련한 글들이 꾸준히 게재되고 있다. 한 자영업자는 "24시간 매장이 사라지고 있다"며 "식당일 자체가 노동 강도는 높은데 급여는 적다보니 중년 여성 인력이 복지시설로 이동하고 있어 결국 영업시간을 줄이거나 로봇, 자동화로 바뀌는 것 같다"고 올렸다.
또 다른 자영업자는 "서빙로봇이 테이블 앞까지 가져다주면 손님이 반찬을 내리는 구조인데, 익숙해지면 사용하기 편한 듯하다"며 "로봇이 서빙을 하니 이야기 흐름이 끊기지 않아 좋다는 반응도 있었다"고 말했다.
서빙로봇에 대한 조언을 구하는 글에는 "바쁠 땐 큰 도움이 못된다", "50대 이상 단골 고객은 선호하지 않을 것", "조금 한가할 땐 확실히 편하다", "인건비 오르는데 서빙 로봇에 적응할 날 올 것" 등의 의견이 분분했다.
서빙로봇 시장에 출사표를 내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달 서빙로봇 자회사 '비로보틱스'를 출범하고, 올해 1300대 이상의 신규 로봇 보급을 목표로 세웠다. 비로보틱스는 스크린골프장, PC방, 당구장, 물류센터 등 다양한 매장에 투입해 저변을 넓혀갈 계획이다.
LG전자는 자율주행 시스템으로 식당 등에서 물건을 운반하는 'LG 클로이 서브봇'을 선보였고, KT는 현대로보틱스 로봇과 미국 베어로보틱스 로봇을 활용해 서빙로봇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스타트업 브이디컴퍼니도 푸두·벨라봇(서빙로봇), 홀라봇(퇴식로봇), 케티봇(안내로봇) 등의 다양한 로봇을 개발하고 다양한 요금제를 적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외식업 자동화 솔루션의 모든 과정을 한 곳에서 경험할 수 있는 자체 식당을 선보이기도 했다.
직접 음료를 제조하고, 음식을 조리하는 로봇도 등장하고 있다. 서울 종로구의 한 커피전문점은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다. 성인 두세 사람만 서 있어도 가득차는 매장에서 손님을 마주하는 건 키오스크 두대와 로봇 바리스타 '마르코' 뿐이다.
이곳은 스마트 무인카페로 팔이 달린 로봇이 60여가지 음료를 제조하고 있었다. 아메리카노의 경우 주문 후 40초가 채 되지 않아 받아볼 수 있었다. 모든 음료는 길어야 1분30초 안에 제조가 가능하다.
이 카페 관계자는 "아침마다 필요한 재료와 물품을 채우는 것 외에는 신경쓸 일이 없다"며 "일반 매장에서 판매하는 대부분의 음료가 제조 가능하지만, 식재료의 상태를 판단하기 어려운 생과일 음료의 경우는 제조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치킨로봇을 개발한 푸드테크 스타트업 '로보아르테'는 서울에서 롸버트치킨 매장을 7개를 운영 중이며, '케이푸드텍'은 레인보우로보틱스사의 로봇을 이용해 한식 로봇식당 '봇밥'을 오픈했다. 일부 빕스 매장에서는 로봇이 국수를 직접 만들기도 한다.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는 올 1월 협동 치킨 조리 로봇의 가맹점(3곳)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통신 오류나 매장 내 위치 변경 등에 대해 즉각 반응할 수 없다는 점 등을 극복하기 위한 개발이 더 이뤄져야 하지만 문의는 증가하고 있"며 "다양한 매장에서 서빙 로봇이 활용될 수 있도록 접점을 확대하는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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