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경영권 분쟁 공시 46건…전년比 18%↑
[서울=뉴시스] 신항섭 기자 = 지분 1%에서 시작한 에스엠의 경영권 분쟁 이후 적극적으로 나서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경영권 소송 가처분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특히 다음달 정기주주총회 기간이라는 점에서 이사진 교체에 대한 안건들이 줄지어 상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경영권분쟁 관련 소송 공시는 총 46건으로 집계됐다. 유가증권시장 7건, 코스닥 시장 39건으로 나타났다.
회사별로 분류하면 총 26개사이다. 코스피 소속 상장사는 4개사에 불가한 반면 코스닥이 22개사로 코스피 대비 5배 이상 많았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7.94% 많은 수준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경영권분쟁 관련 소송 공시는 39건이었으며, 해당 기업은 총 18개사였다.
통상 주주총회 시즌이 임박하면 이같은 경영권 분쟁 관련 소송이 늘어나는 성향이 있다. 하지만 올해는 에스엠 경영권 분쟁 사태가 불을 붙인 모양새다. 에스엠의 현 변화는 지난해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에서 시작됐다.
얼라인이 에스엠에 감사 선임을 제안했고,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의 개인회사인 라이크기획과 계약 종료를 요구했다. 결국 지난해 3월 정기주총에서 에스엠이 표대결에서 패배함에 따라 얼라인이 승기를 잡았다. 이후 카카오를 대상으로 하는 3자배정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발행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이수만 총괄프로듀서가 유상증자와 CB 발행에 대한 소송을 제기하고 자신의 지분을 하이브에게 매각하면서 현재의 경영권 분쟁 상황으로 치달았다.
이같은 상황 전개가 투자자들의 행동을 유발하고 있다. 특히 에스엠에게 감사를 제안했던 당시 얼라인의 지분이 약 1%도 안됐다는 점이 더 큰 행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최근 주주명부 열람과 등사 허용 가처분을 신청하는 형태의 소송이 이어지고 있다. 연초 휴마시스, 헬릭스미스, 아이큐어, ES큐브, 젬백스링크, 미디어젠, 손오공, 유니켐, 라이트론 등에서 관련 공시가 이뤄졌다.
회계장부 열람에 대한 소송도 줄줄이 나타나고 있다. 재벌집 막내아들 제작으로 유명했던 래몽래인, 아이큐어, 뉴지랩파마, 이즈미디어 등이 회계장부 등 열람·등사 가처분이 있었다.
또 정기주주총회가 아닌 임시주주총회 소집 허가 관련 소송도 나타나고 있다. 코스닥 상장사 손오공은 임시의장 선발과 이사, 감사 선임 등의 임시주총 신청 소송이 있었으며, 코스닥 상장사 삼영이엔씨도 이사 해임과 선임의 안건의 주총소집을 허가해달라는 소송이 있었다. 코스피 상장사 씨아이테크는 이사 해임안건 임시주총 소송이 제기됐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과거 의결권 행사보다 수익률에 크게 관심을 보였던 주주들이 최근 들어 의결권 행사에 적극적으로 변하고 있다"면서 "얼라인의 행동이 주주들의 용기를 주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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