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쇠오리 지켜야"…마라도 고양이 내보낸다

기사등록 2023/02/17 19:32:33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맑은 하늘이 드러난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낙산공원에서 고양이가 낮잠을 자고 있다. 2021.09.08. livertrent@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뿔쇠오리'를 보호하기 위해 마라도 내 길고양이들이 모두 섬 밖으로 내보내진다.

문화재청은 17일 제주세계자연유산본부에서 학계·동물보호단체·지역주민 등과 구성한 '천연보호구역 생물 피해 저감 대처방안 마련 협의체' 2차 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협의체는 이날 뿔쇠오리들이 마라도에 이미 도래하기 시작한 만큼 마라도 내 길고양이는 일괄 반출키로 결정했다. 반출된 길고양이들의 안전 관리 방안은 관계기관과 협의해 강구키로 했다.

마을 주민의 고양이 입양 요구에 대해서는 개체수와 관리 방법에 대한 별도 지침을 마련해 협의키로 했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아침 전후로 선선한 가을 날씨를 보이고 있는 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내 벼농사 체험장에 벼가 익어가고 있다. 2021.09.08. kch0523@newsis.com
이날 회의에는 문화재위원 2인, 문화재청 천연기념물과, 제주세계유산본부, 동물위생시험소, 서귀포시, 정예찬 서울대 수의인문사회학 박사, 제주비건, 영산강유역청, 한국조류보호협회 제주지회, 제주대 과학교육학부 오홍식 교수와 연구진 등이 참여했다.
마라도에는 과거 주민들이 쥐를 잡기 위해 들여온 고양이들이 살고 있다. 고양이들은 야생화되며 섬내 최상위 포식자로 군림하고 있으며,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뿔쇠오리'도 공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가장 남쪽에 있는 마라도는 면적이 0.3㎢에 불과하지만 난대성 해양 동식물이 가장 두드러지는 곳이다. 많은 한국 미기록종과 신종생물이 발견돼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로 보호되고 있다.

【완도=뉴시스】박상수 기자 = 백도 인근 해상에서 관찰된 뿔쇠오리. 2016.06.13 (사진=다도해국립공원사무소 제공) photo@newsis.com
특히 러시아 극동지방과 미국의 알래스카부터 아시아를 지나 호주와 뉴질랜드로 이르는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EAAFP)의 중간에 위치해 철새 보호에 매우 중요한 곳이다. EAAFP에 있는 22여개 국가들은 새들의 안전한 이동과 서식지 보전을 위해 협정을 맺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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