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지하철 참사 20주기]<중>어느덧 20년…참사 후 무엇이 달라졌나

기사등록 2023/02/18 08:02:00 최종수정 2023/02/18 08:20:21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대구 지하철 중앙로역 화재 참사 20주기를 앞둔 13일 오전 대구 지하철 1호선 중앙로역에 설치된 ‘기억공간 추모의 벽’을 찾은 한 시민이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헌화하고 있다. 2023.02.13. lmy@newsis.com

[대구=뉴시스] 김정화 기자 = 올해로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가 20주기를 맞았다. 길다면 긴 20년이란 시간 동안 참사 이후 대구는 어떤 변화가 이뤄졌고 무엇이 달라졌을까. 부상 당한 시민들은 참사 이후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18일 대구시와 대구교통공사에 따르면 화재 참사 이후 10년간 501억원을 투입해 전동차, 승객, 전기, 통신, 소방 등 안전시설을 개선했다. 화재 대피용 방독면도 역마다 100~250개씩 배치했고 화재뿐만 아니라 정전 등 각종 재난에 대한 대비책을 매뉴얼화했으며 소방 훈련도 정례화해 실시 중이다. 대구시는 부상자 지원을 위한 조례도 제정하며 구체적인 지원 근거도 마련했다. 지난해에는 부상자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도 벌였다.

[대구=뉴시스] 대구 중구 중앙로역에 설치된 추모벽. 2015.12.28. scchoo@newsis.com

▲화재 참사 이후 10년 동안 501억원 투입…전동차·승객·전기·통신 등 설비 개선

2003년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 이후 대구시와 당시 대구도시철도공사(現 대구교통공사)는 2013년까지 501억원을 투입해 전동차 안전시설 등을 개선하고 1호선 전력관제시스템을 교체했다.

전동차 안전시설 개선 사항으로는 내장판, 단열재, 객실의자, 바닥재 등의 전동차 내장재를 불연성으로 교체하고 전동차내 화재감지기 816개를 설치했다. 전동차 통로 연결막을 불연성 재료로 교체했다.

승객·소방안전설비 개선 사항으로는 30개 역에 역사 수계소화설비와 상수도 직접 연결배관을 설치하고  화재 등 비상대비, 터널 물 세척 강화를 위한 터널 내 연결송수관 28㎞도 조성했다. 인명구조장비(트롤리)도 56개역 28대도 비치했다.

역사·관제 폐쇄회로(CC)TV도 아날로그(VCR)에서 디지털(DVR) 방식으로 교체, 기관사, 관제사, 외부기관과의 무선통신이 가능한 열차 무선통신시스템 구축 등 전기·통신시설도 개선했다.

1호선 서편연장구간 추가건설에 따른 중앙장치 확장성 및 호환성 해결을 위해 2015년에는 33억원을 투입해 전력관제 시스템도 교체했다.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국민안전의 날을 하루 앞둔 15일 오전 대구 용수동 시민안전테마파크에서 본리초등학교 학생들이 지하철 화재 대피 체험을 하고 있다. 국민안전의 날은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안전의 중요성을 되새기자는 의미로 제정된 날이다. 2022.04.15. lmy@newsis.com

▲역사별 교육·훈련 계획 수립…정례화한 자체·합동 소방 훈련

대구교통공사는 지난해에만 157회에 달하는 자체 모의 훈련과 관할 소방서 합동 훈련을 진행했다. 역사별 교육·훈련 계획을 수립해 매년 2회 소방 훈련을 시행하고 있으며 자체 소방훈련과 관할 소방서 합동 소방훈련을 나눠 시행 중이다.

소방 훈련 계획을 바탕으로 훈련 시 시나리오에 따른 자위소방대 운영, 초기진화, 승객구호 및 승객대피를 시행하고 훈련평가를 통해 개선 조치사항에 대해 지속적으로 개선 중이다. 양압식공기호흡기, 화재용 긴급대피 마스크, 소화기 사용법 등 소방용품 반복 숙달 연습을 통해 이례 상황 대응 능력 향상을 위한 지속적인 교육·훈련도 실시하고 있다.

실제 상황을 가정해 역사 화재 발생 등 불시 메시지를 현장에 전달, 상황조치 능력을 확인하는 불시훈련을 국토부 주관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자체 불시 훈련 포함해 월 1회 이상 시행하고 있다.

화재 등 재난에 대응하기 위해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근거한 '도시철도 대형사고 현장 조치 행동 매뉴얼' 1종과 철도안전법에 근거한 '현장 조치매뉴얼' 16개분야 142종을 각 사무실에 비치해 주기적으로 교육과 훈련을 통해 유사 시에 초동조치와 대처능력을 향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교통약자 대상 찾아가는 안전교육으로 화재 발생 시 승객대피 등 행동 요령 안전교육을 지난해에만 4회 실시했다. 안전한국훈련 등 시민이 참여한 승객대피 훈련도 매년 진행 중이다.

대구교통공사 관계자는 "정전, 화재 등 다양한 사고에 대한 대책을 매뉴얼로 만들었다"며 "비상상황 발생 시 기관사가 운전실에서 객실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 가능하며 열차 화재감지기, 비상인터폰과 연동돼 즉각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구=뉴시스] 대구 동구 용수동의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 추모탑 앞 광장에서 지하철화재참사 19주기 추모식이 열리고 있다. (사진 = 뉴시스 DB) 2022.02.18. photo@newsis.com

▲호흡기·정신질환 앓는 부상자들…종료 앞둔 의료비 지원

대구시는 지난해 5월부터 10월 말까지 대구 지하철 참사 부상자에 대한 실태 조사를 실시했다. 부상자 130명 중 56명이 답해 43%의 응답률을 보였다.

응답자 중 26명이 현재 건강 상태가 매우 나쁘다고 대답했다. 현재 앓고 있는 질환을 묻는 질문(복수 응답)에는 호흡기 질환을 앓고 있다고 대답한 부상자가 33명으로 가장 많았다. 위장, 혈압, 관절염, 심장 등 다양한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불안 장애 34명,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33명 등이었으며 이외에도 우울증, 불면증 등을 앓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부상자들은 경제적으로 어려워 의료비 등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부상자들의 의료비는 '대구시 지하철화재사고부상자 의료지원 등을 위한 조례'에 따라 시행일인 지난 2019년부터 지원 중이다. 의료비 지원은 올해 종료를 앞두고 있으며 대구시는 심의위원회를 열고 연장 여부를 검토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연장되는 지원 기간은 5년을 초과할 수 없으며 심의위원회가 건강검진서류, 의사 소견서 등 객관적인 자료를 검토해 지원이 더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기간, 대상 및 범위를 정해 연장 여부를 결정한다.

대구시 관계자는 "실태 조사는 부정기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의료비 지원 연장을 위한 심의위원회는 아직 열지는 못했고 현재 계획 중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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