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 '오대영' 연상시킨 벨호…경기력 차이 절감

기사등록 2023/02/17 10:46:44

2023 아놀드 클라크컵 1차전서 0-4 대패

선수비 후역습 전술 폈지만 일방적 몰려

지소연, 조소현, 이영주, 이민아 등 결장

[서울=뉴시스]손화연이 잉글랜드 선수를 등진 채 볼을 받으려 하고 있다. 2023.02.17.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이 월드컵을 앞두고 26경기에서 무패를 달리고 있는 잉글랜드에 4골을 내주며 완패했다. 이번 완패는 오는 7월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을 앞두고 매서운 채찍이 될 전망이다.

벨호는 17일(한국시간) 영국 밀튼 케인스에 있는 스타디움 MK에서 열린 잉글랜드와 2023 아놀드 클라크컵 1차전 경기에서 0-4로 대패했다.

잉글랜드는 강팀이다. 지난해 열린 2022 유럽여자축구선수권(여자 유로 2022)에서 독일을 꺾고 우승을 차지한 유럽 챔피언이다. 잉글랜드는 지난해 12월 기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미국, 독일, 스웨덴에 이어 4위에 올라 있다.

잉글랜드는 클로에 켈리, 알레시아 루소, 로렌 제임스 등을 앞세워 파상공세를 폈고 한국은 주도권을 내준 채 수비에 치중했다.

벨 감독은 잉글랜드를 상대로 스리백 카드를 꺼내들었다. 지난해 초 아시안컵 준우승 이후 주로 가다듬었던 전술이다. 벨호는 전반 초반부터 수비 라인을 내리고 역습을 노렸다. 전반 5분에는 역습으로 좋은 기회를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이때 추효주의 왼발슛이 전반 한국의 유일한 슈팅이었으며 이후부터는 잉글랜드의 파상공세가 이어졌다.

3골 차로 뒤지자 벨 감독은 박예은과 심서연을 동시에 투입하며 분위기를 바꾸려 했다. 하지만 벨호는 후반 중반 손화연이 시도한 왼발슛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공격을 펼치지 못한 채 후반 33분 1골을 더 내주며 경기를 마쳤다.

한국으로서는 지소연, 조소현, 이영주, 이민아 등 주축 선수 부상이 아쉬웠다. 지소연은 이번 대회에 참가했지만 발목 부상으로 벤치를 지켰다.

[서울=뉴시스]드리블하는 이금민. 2023.02.17.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남은 경기 상대도 만만찮다. 벨호는 20일 코벤트리에서 벨기에를, 23일 브리스톨에서 이탈리아를 만날 예정이다.

7월 여자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강호를 상대하며 예방주사를 맞은 벨호가 2002 한일월드컵 당시 히딩크호처럼 반전을 만들어낼지 주목된다.

히딩크호는 2001년 5월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프랑스를 만나 0-5로 졌다. 같은 해 8월 체코와의 원정 평가전에서도 0-5로 패했다. 이를 계기로 히딩크 감독은 '오대영'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을 얻었다.

그래도 히딩크호는 강팀과 평가전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이후 히딩크호는 월드컵이 열리는 해인 2002년 1월 북중미 골드컵에 참가해 북중미팀들을 상대했다.

담금질을 이어간 히딩크호는 월드컵 본선 직전에도 강팀과 평가전을 잡았고 점차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히딩크호는 5월 스코틀랜드를 4-1로 완파한 데 이어 우승 후보로 꼽히던 잉글랜드와 1-1로 비겼으며 직전 대회 우승팀인 프랑스에 2-3으로 아쉽게 졌다. 이 같은 행보는 이후 4강 진출이라는 믿기 어려운 성과로 이어졌다.

유럽 강호를 상대하며 적응력 강화에 나선 벨호가 과거 히딩크호처럼 본선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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