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구속영장 청구에 민주당, '비상 대응체제' 돌입(종합)

기사등록 2023/02/16 15:45:20

이재명 "희대 사건, 檢독재에 맞설 것"

"구속 요건 전무"…김영삼·김대중 언급

박홍근 "尹, 폭정 선택…현대판 사화"

최고위원들도 강경…김 여사 수사 주장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검찰의 영장청구와 관련 입장을 밝힌 후 이동하고 있다. 2023.02.16.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 심동준 이승재 신재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과 관련해 긴급 회의를 소집하는 등 비상 대응체제에 돌입했다.

특히 이 대표는 "단 한 점의 부정행위를 한 바 없다"면서 "헌정 질서 파괴에 의연히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와 당 지도부는 현 상황을 과거 김영삼, 김대중 정치 탄압 사례와 연계하는 주장을 내놓으며 전당 차원 회의 소집에 나섰다.

16일 소집된 민주당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는 "오늘은 윤석열 검사독재 정권이 검찰권 사유화를 선포한 날, 사사로운 정적 제거 욕망에 법치주의가 무너져 내린 날"이라고 반발했다.

그는 "제가 한 일은 성남시장에게 주어진 권한으로 법 절차에 따라 지역을 개발하고 주민 숙원 사업을 해결하며, 민간에게 넘어갈 과도한 개발 이익 일부를 성남 시민들에게 돌려드린 것"이라고 했다.

이어 "수년 간 먼지 털듯 털어댔지만 검찰에 포획된 궁박한 처지의 관련자들의 바뀐, 번복된 진술 외 어떤 범죄 증거도 발견할 수 없었다. 범죄 사실이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국민의 삶이 무너지는데 국정 절반을 책임져야 하는 제1야당 대표가 국민 곁을 떠나겠나", "일거수일투족이 생중계되는 제가, 가족을 버리고 도주하겠나"라고 말했다.

또 "수년 간 수사, 백번 넘는 압수수색에 수백 명 관련자 조사를 마쳤는데 인멸할 수 있는 증거가 남아 있기나 한가"라며 "가족들과 거주한 주거도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수치스럽긴 했지만 오라면 오라는 대로 검찰 소환 요구에 응해 조사에도 성실히 임했다"며 "조금의 법 상식만 있어도 구속 요건이 전무하다는 걸 쉽게 알 수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번 구속영장 청구는 희대의 사건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며 조봉암, 김영삼, 김대중에 대한 과거 정치 탄압 사례를 거론하면서 현 본인 상황을 설명하는 식의 주장을 펴기도 했다.

나아가 "독재 권력은 진실을 조작하고 정적을 탄압했지만 결국 독재자는 단죄됐고, 역사는 전진했다"며 "검사독재 정권은 반드시 국민과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검찰의 영장청구와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3.02.16. scchoo@newsis.com
박홍근 원내대표는 "정부 실정, 무능을 덮기 위한 카드로 야당 정적 제거란 선택을 한 것"이라며 "민주 공화국인 선진 대한민국에선 결코 있을 수 없는, 있어서도 안 되는 현대판 사화"라고 비난했다.

또 "윤석열 대통령은 끝내 지배를 넘어 폭정을 선택했다"며 "폭정을 자행한 자들의 종말이 어땠는지 역사가 분명히 증명한다"고 비난했다.

아울러 "국회 제1당 현직 대표이자 대선 당시 유력 경쟁자를 체포, 구속하려는 의도는 야당을 무력화, 분열시키려는 치졸한 정치탄압이자 법치주의, 민주주의 파괴 책동"이라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과거 군사독재 시절 김영삼 총재 가택연금, 김대중 내란음모죄 적용 등 같이 야당 대표를 고립 상태로 만들어 국정을 자기 맘대로 쥐락펴락하겠단 정략적 속셈"이라고 말했다.

또 "국회 체포 동의안 표결을 놓고 야권과 민주당 내부의 갈등, 논란을 증폭시켜 학수고대하는 야권 분열 프레임으로 집권당 총선 승리를 도우려는 얄팍한 정치 술수"라고 했다.

이에 더해 "법리적으로 부당하다"며 "범죄 사실 자체가 없다", "검찰 수사를 피한 적도 없고, 인멸할 증거도 없고 도주 우려는 결단코 없는 제1야당 대표" 등 목소리를 냈다.

최고위원들도 격앙된 목소리로 이 대표 상대 구속영장 청구에 반발했다. 또 김건희 여사 상대 수사, 특검 주장으로 맞서 대응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김대중이 죄가 있어 사형 선고를 받고, 수장될 뻔 했나"라며 "박정희 시절 김대중 죽이기가 실패했듯 이재명 죽이기 작전도 실패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대표 구속영장 청구, 국회 체포 동의안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 민주당은 똘똘 뭉쳐 부결시킬 것"이라며 "독재정권이 아무리 발악해도 이재명은 죽지 않는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있다. 2023.02.16. scchoo@newsis.com
아울러 "김 여사 수사는 아무리 무능한 검사도 구속 수사가 가능한 노다지"라며 "김 여사 사건을 덮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하늘에서 날벼락이 치고 쥐도, 새도 들고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고민정 최고위원은"무리한 기소가 쌓이는 상황에서도 야당 대표에게 초유의 사태를 벌이는 것을 보면 뭔가 대단히 두려운 것"이라며 "국면 전환을 해 보겠다는 얄팍한 속셈인가"라고 했다.

또 "윤 대통령은 비겁하게 검찰 뒤에 숨지 말라"며 "떳떳하면 김 여사부터 수사하라고 지시하라. 대통령의 공정과 배포가 어느 정도인지 지켜볼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검찰이 할 일은 제1야당 대표에 대한 터무니없는 영장 청구가 아닌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1심 판결에 대한 항소"라고 했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헌정사 첫 제1야당 대표 구속영장 청구는 재판에서 이길 자신 없는 역대 최악의 악질적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국민과 함께 정치 검찰 공세를 파쇄 하겠다"고 했다.

임선숙 최고위원은 "제1야당 대표에 대한 사법 살인 그 자체"라며 "정상적 사법 시스템에 의한 영장 청구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이 대표 구속영장 청구를 위기 상황으로 인식하고 비상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17일 전국 지역위원장들을 소집하는 동시에 국회 앞 규탄대회도 연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 차원에서 이번 구속영장 청구 상황을 설명하는 의원 친전을 보낼 소지도 있다고 한다. 이외 단일대오, 내부 결속 강화를 위한 행보가 당 내에서 고려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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