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 우려에 외환시장 출렁…코스피 2420선 후퇴(종합)

기사등록 2023/02/15 17:13:08 최종수정 2023/02/15 17:29:45

원달러 환율 13원 급등…연고점 경신

국채 3년물 한달 만에 기준금리 상회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코스피가 전 거래일(2465.64)보다 37.74포인트(1.53%) 하락한 2427.90에 장을 마친 1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779.58)보다 14.12포인트(1.81%) 내린 765.46에,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269.4원)보다 12.8원 뛴 1282.2원에 마감했다. 2023.02.15. kgb@newsis.com
[서울=뉴시스] 류난영 박은비 기자 = 예상보다 높은 미 물가에 긴축 우려가 재점화 되면서 원화값이 급락하고 채권, 주식 시장이 크게 출렁였다. 원·달러 환율이 13원 가량 오르며 연고점을 다시 경신했고, 국고채 금리도 한 달 여 만에 기준금리를 다시 넘어섰다. 코스피도 2420선까지 후퇴했다.

15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269.4원) 보다 12.8원 오른 1282.2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3일 기록한 연고점을 다시 넘어선 것으로 지난해 12월 21일(1285.7원) 이후 두 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날 환율은 전거래일 보다 3.6원 상승한 1273.0원에 개장했다. 장 시작 후 꾸준히 고점을 높이면서 1284.7원까지 올라갔다. 환율은 1거래일 만에 다시 상승 전환했다.

긴축 우려에도 약보합세를 보였던 달러화는 장중 다시 반등했다. 미 동부시간으로 오전 2시5분 현재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보다 0.31% 상승한 103.56선에서 등락중이다.
 
간 밤 발표된 미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를 소폭 상회하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이 장기화 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 노동부는 14일(현지시간)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동월대비 6.4% 상승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6.5%) 보다는 둔화된 수치지만 시장 예상치(6.2%)를 상회한 수치다. 전월 대비로는 0.5% 상승해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 등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동월대비 5.6% 상승했다. 지난해 12월(5.7%) 보다 낮아졌지만 시장 예상치(5.5%) 보다 높았다. 전월대비 상승폭은 0.4%로 나타나 예상치에 부합했다.

전월대비 CPI 상승률이 오름세로 돌아서면서, 미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예상보다 더 긴 시간 동안 높은 금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커졌다. 하반기에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낮아지고 있다.

임혜윤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소비자물가의 전월대비 상승세가 강해지면서 둔화 속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이 커지고 있다"며 "이렇게 되면 연준이 연내 금리 인하에 나서기는 어려워 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 주식 시장도 출렁였다. 코스피는 미국의 긴축 장기화 우려에 위험 선호 심리가 위축되면서 2420선까지 밀려났다.

15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2465.64)보다 37.74포인트(1.53%) 하락한 2427.90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가 2420선까지 내려온 건 종가 기준 지난달 31일 이후 11거래일 만이다.

0.30% 상승 출발한 지수는 이내 하락 전환해 낙폭을 확대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홀로 1조원 넘게 순매수에 나섰다. 반면 기관과 외국인은 각 7789억원, 2699억원 팔아치웠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밤 사이 테슬라와 미국 반도체주 강세에 나스닥이 상승세를 기록했음에도 이날 코스피에는 영향이 제한적이었다"며 "오히려 미국 물가상승률 둔화세에 따른 연준 최종금리 컨센서스 상향, 미국채 금리 급등 부담에 위험 선호 심리가 후퇴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779.58)보다 14.12포인트(1.81%) 내린 765.46에 거래를 종료했다. 코스닥 역시 0.39% 오른 782.55에 거래를 시작했지만 하락 흐름으로 바뀌었다.
 
기준금리(3.5%)를 밑돌았던 국고채 금리도 한 달 만에 기준금리를 넘어섰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채 3년물 금리는 15일 오후 4시 30분 장마감 기준 전 거래일 보다 0.073%포인트 오른 3.502%에 거래를 마쳤다. 국채 3년물 금리가 기준금리를 넘어선 것은 18거래일 만이다.

국채 3년물 금리는 지난달 13일 한은이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3.25%에서 3.5%로 0.25%포인트 인상한 이후 한 달 여간 기준금리를 하회해 왔다. 이창용 한은 총재의 "올해 금리 인하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매파적 발언에도 불구하고 이를 믿지 못한 시장이 금리 인상 사이클이 막바지에 달했다고 베팅하면서 큰 폭 하락한 영향이다.

국채 3년물이 기준금리보다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 2018년 8월 이후 10년 5개월 만이다. 전날 미 물가지표 발표 이후 긴축 경계감이 커지면서 다시 기준금리보다 높아졌다.

국채 2년물도 0.064%포인트 오른 3.586%에, 1년물은 0.053% 상승한 3.546%에 마감했다. 기준금리에 더 민감한 국채 2년물은 지난 13일 미 물가지표 발표를 앞두고 3.532%로 마감하면서 기준금리를 먼저 넘어서는 등 3년물 보다 더 빠르게 반응했다.

국채 5년물도 전날대비 0.079%포인트 뛰면서 3.50%에 마감, 기준금리와 같은 수준을 보였다.

반면 장기물은 기준금리보다 낮은 수준을 지속했다. 국채 10년물은 0.073%포인트 상승한 3.471%를 기록했고, 20년물도 0.036%포인트 오른 3.385%에서 마감했다. 

국채 금리가 다시 기준금리를 넘어선 것은 미 소비자물가가 시장 예상치 보다 높게 나오면서 긴축 경계감이 커진 영향이다.

이다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노동시장 지표 이후 최종금리 수준과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조정을 받은 가운데, 물가도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올해 상반기까지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당분간은 실물경기에 비해 시장 기대감이 앞서 나갔던 부분이 괴리감을 좁혀 나가는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u@newsis.com, silverlin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