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요금 가파르게 올라…소상공인 타격
PC방·복싱장 전기료 타격…음식점·카페도
"소득 낮은 자영업자 사회적 배려 있어야"
서울 강북구에서 복싱장을 운영하는 서모(38)씨도 사정은 마찬가지. 그는 "이달 전기료가 80만원 가까이 나와 작년보다 2배 이상 늘었다"며 "고지서를 보니 전기료가 오른 걸 새삼 실감하게 됐다"고 말했다.
18일 뉴시스 취재에 따르면 지난 10일부터 1월 사용 공공요금 고지서가 각 사업장에 속속 배달되면서 소상공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소상공인들은 1월치 전기·가스 요금이 지난해에 비해 많게는 2배가량 올랐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 구로구에서 곱창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황모(70)씨의 경우, 지난달보다 약 30% 오른 가스요금 고지서를 받았다. 황씨는 "지난 달보다 8만8000원 오른 42만원을 납부했다"며 "나가는 돈은 비슷한데 지출이 계속 늘어나니 부담이 안될래야 안될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소상공인들은 "매출은 제자리인데 공공요금 인상에 따른 지출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수입이 낮은 소상공인을 위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하소연 하고 있다.
실제로 소상공인연합회가 최근 실시한 '난방비 인상 관련 소상공인 영향 긴급 실태조사'를 살펴보면 사업장 운영 시 10명 중 9명(99.0%)이 난방비용 인상에 따른 부담을 느꼈다. '매우 부담된다'고 언급한 응답자는 전체의 80.4%를 차지했다.
소상공인 51.7%는 가장 필요한 난방비 정책으로 '난방비 요금 할인'을 꼽았다. 이어 '긴급 소상공인 에너지 바우처 지원'(35.7%,) '에너지 취약계층에 소상공인을 포함시키는 등의 법제화 마련'(9.8%) 등이 뒤를 이었다.
현재 정부는 에너지 바우처를 제공하거나 요금을 할인하는 방식을 통해 취약계층 전기·가스요금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법령에 소상공인은 포함되지 않는다.
소상공인 지원에 나선 지역도 일부에 그쳤다. 가평군과 가평군 의회는 지난 15일 소상공인 정부 지원대상에서 제외된 6555명을 대상으로 난방비 20만원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이종민 자영업연대 대표는 "아마 업종마다 다를 테지만 PC방이나, 무인편의점 같이 전기를 많이쓰는 곳은 전기료 비중이 상당하기 때문에 이번에 타격이 컸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자영업자들 중에서도 소득이 낮은 자영업자들이 받는 피해를 대기업과 똑같이 '알아서 해결하라'는 식으로 부담시키는 건 옳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에너지바우처 지원에 대한 얘기도 많이 나오지만 어떤 방식으로 지원하든 사회적 취약계층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지난 15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 제13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열고 가스·전기 요금 분할 납부 대상을 한시적으로 소상공인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현재 분할 납부 대상자는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이다. 이에 따라 전기 요금은 올해 7월부터, 가스 요금은 12월부터 분할 납부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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