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김일성 '4·3 배후론' 고수…"팩트 하나 터뜨린 것"

기사등록 2023/02/14 17:17:50

태영호, 與 부울경 합동연설회서도 주장 굳건

"남로당 제주도당 무장폭동…김대중도 인정"

색깔론 지적엔 "진실규명 못하게 입 막는 것"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 후보가 지난 13일 오후 제주시 퍼시픽호텔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 제주 합동연설회'에서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2023.02.13. woo1223@newsis.com
[서울·부산=뉴시스] 정성원 한은진 기자 = 제주 4·3 사건을 '김일성 일가에 의해 자행된 만행'이라고 주장한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 후보는 14일 "좌우 무력 충돌 과정에 억울하게 희생된 분들의 넋을 기리고 유가족 마음의 상처를 잘 치유하는 것"이라며 "종북 좌파에 의해 잘못 쓰인 현대사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태 후보는 이날 오후 부산항 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서 "제가 어제(13일) 제주도 연설회에서 제주 4·3 사건 관련 팩트 하나를 터뜨렸는데 민주당이 저를 보고 최고위원 후보에서 사퇴하라고 하고 저를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과할 사람은 김일성의 손자 김정은인데, 김정은에게 입 한번 뻥긋 못하고 저에게 사과하라고 하니 말이 되나"라며 "종북 좌파들이 왜곡해 편향된 현대사를 바로잡아 우리 자라나는 새 세대들에게 대한민국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알리는 데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설 직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제주 4·3 사건이 김일성 일가의 소행이라는 데 대해 "그 역사인식에 변함없다"며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태 후보는 "제주 4·3 사건은 남로당 제주도당이 무장폭동해서 일어난 사건"이라며 "그 전에 있던 1947년 3월1일 행사 때 일부 경찰들의 과잉진압 때문에 제주도민이 대단히 분노하고 격앙돼 있었고 남로당이 바로 (폭동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시 대한민국 현대사를 보면 북한 노동당에서 유엔 남북 선거를 반대해 총궐기하고 매일같이 회의하고 라디오를 통해 온 한반도에 매일 전파했다"며 "김대중 전 대통령도 공산주의자들이 먼저 폭동을 일으킨 게 맞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유족들의 반발에 대해 "제가 한 행보와 발언 중 어느 부분에서 반발하는지 못 들어봤다"며 "무턱대고 사과하고 사퇴하라고 하는데 제가 한 행보 중 뭐가 잘못됐는지 정확히 알려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일성의 지시가 없다'는 진상보고서에 대해서는 "북한에서 만든 드라마를 보면 제주 4·3 사건의 주범 도진이가 제주도에서 뭘 했는지를 고스란히 담았다"며 "무조건 틀리다는 식으로 바라보지 말고 팩트체크, 역사 흐름을 들여다봐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북한 드라마·영화는 김일성에게 충성하는 사람 중에서 골라서 만든다"고 덧붙였다.

해묵은 색깔론이라는 비판에는 "김일성의 책임론을 꺼내면 왜 낡은 색깔론이 되나. 역사는 진실을 규명할 때만 이와 같은 사건의 재발을 막을 수 있다"며 "어느 한 편에 치우쳐서 그 말만 하고 색깔론이라고 덮어씌우는 건 역사의 올바른 진실을 규명하지 못하도록 입을 틀어막자는 것"이라고 응수했다.

태 후보가 전날 '제주 4·3 사건은 김일성 일가에 의해 자행된 만행'이라고 주장한 이후 제주뿐만 아니라 야당인 민주당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제주4·3희생자유족회, 제주4·3연구소, 제주4·3도민연대 등 지역 시민사회에서도 "역사적 사실과 전혀 다른 내용을 유포시키는 경거망동"이라며 최고위원 후보 사퇴 촉구 성명을 냈다.

민주당은 더 나아가 이날 국회 윤리특위에 태 후보를 제소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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