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김주홍, 보수 후보 단일화 제안 기자회견…이성걸 "아직 때가 아냐"
진보 천창수, "교육을 진보· 보수 나누는 것 의미 없어"…사실상 반대 표명
구광렬 "대의를 먼저 생각해야…천 후보 발언은 시민 기대 져버리는 것"
[울산=뉴시스]구미현 기자 = 4·5 울산시교육감 보궐선거가 13일로 52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보수-진보 양 진영 예비후보간 단일화가 난항을 겪고 있다.
4명이 도전장을 던진 울산시교육감 보궐선거에 보수-진보 양측 모두 후보 단일화에 입장차를 보이면서 당분간 보수 2명, 진보 2명 구도의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된다.
먼저 이날 보수 진영의 김주홍 예비후보가 이성걸 후보 측에 단일화를 공개적으로 제안했다.
김 후보는 이날 울산교육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후보 측에 단일화 방안을 제시하고 답을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자질과 능력, 비전을 알릴 수 있는 공개 토론회를 갖고 이후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2개 여론조사기관을 통해 조사를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공개 토론회를 TV 토론회로 하고, 토론회를 마치고 3~4일 뒤에 여론조사를 실시하자고 했다.
김 후보는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조건 없이 승복하고 단일 후보를 지지하고 선거 운동에 적극 나서는데 동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후보의 제안에 대해 이성걸 후보 측은 "아직까지 단일화를 논의할 시기가 아니다"고 전했다.
이어 "단일화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각 후보가 최선을 다해 선거운동을 한 뒤에 진행해도 늦지 않다"고 했다.
이어 공약 발표 기자회견을 가진 진보 진영의 천창수 예비후보도 단일화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놨다.
이는 앞서 구광렬 예비후보의 수차례 단일화 제안에 대한 입장을 처음으로 밝힌 것이다.
천 후보는 "저는 교육을 진보, 보수로 나누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말씀드렸다"며 "고(故)노옥희 교육감이 가장 힘들어했던 부분도 교육을 이념적 대립 구도로 재단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선거가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는 정책선거가 되기를 바란다"고 우회적으로 단일화를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러면서 "교육을 이분법의 구도로 나누면 이번 선거에서 누가 승자가 되든 또 다른 분열과 갈등이 시작될 것"이라며 "이 반복의 굴레를 멈추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천 후보는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부르는 선거가 대립과 갈등이 아니라 다양한 교육정책을 내걸고 선의의 대결을 펼치는 민주주의 교육의 장이 돼야 한다"며 "작은 이익을 위해 대의를 저버리고 교육을 이념적 대립구도로 재단하는 일에는 나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천 후보는 이날 안전 분야에 대한 공약도 발표했다. 그는 ▲울산형 안전 체험시설로 울산학생안전체험교육원 건립 ▲학교폭력예방교육 플랫폼 ‘사이버 학생안전체험관’ 구축 ▲교육 재난대응기금 별도 편성 ▲울산교육청 학교 교육환경 유해물질 예방 및 관리 조례 제정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안전지도’ 제작 ▲학교 급식실, 조리실, 체육관에 공기순환장치 설치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진보 진영의 또 다른 후보인 구광렬 후보도 이날 정찬모 전 교육위원장의 지지 선언 기자회견에 참석, 천 후보의 단일화 입장에 대한 답변을 내놨다.
구 후보는 "천 후보님의 발언은 제가 듣기로는 위기의식에서 나온 말이라고 생각한다"며 "노옥희 교육감님의 뜻을 잇겠다는 후보의 생각으로는 위험한 발상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목적을 먼저 생각하고 대의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며 "천 후보님의 말씀은 진보교육감 재탄생을 바라는 시민들의 기대에 져버리는 말이다. 단일화에 대한 단언은 실수하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구광렬 후보에 대한 지지 선언에 나선 정찬모 전 울산시 교육위원장 역시 단일화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정 전 위원장은 "구광렬 후보는 진보 교육에 대한 열망과 준비가 돼 있는 분"이라며 "단일화는 공정하고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방식으로 경선을 치러 축제 분위기 속에서 단일 후보가 만들어져야 진보 후보가 승리할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 후보는 세계적인 안목을 가진 성공적인 교육자의 삶을 살아왔다"며 "그가 노옥희 교육감의 진보교육을 잘 계승, 발전시킬 수 있는 후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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