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게 내버려진 줄 알았다"…한차례 여진 휩쓴 후 구조된 자매

기사등록 2023/02/13 12:17:43 최종수정 2023/02/13 12:24:48

튀르키예 시리아 강진 발생…어머니 사망, 자매만 생존

여진 발생…구조대, 현장 철수 후 작업 재개

[서울=뉴시스] 튀르키예 시리아 대지진이 강타한 후 구조 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한 구조대가 잔해 속에 갇혀 있는 자매를 구조했다고 12일(현지시간) BBC가 보도했다. <출처 : BBC 홈페이지 캡처> 2023.02.13.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현수 인턴 기자 = 튀르키예 시리아 강진이 강타한 후 구조 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한 구조대가 잔해 속에 갇혀 있는 자매를 고립 이틀 만에 구조했다고 12일(현지시간) BBC가 보도했다.

머브와 그 여동생 이렘은 지진이 강타한 후 튀르키예 남부 안타키아의 5층 아파트 잔해 아래에 갇혔다.

다른 생존자들이 잔해 더미 아래 갇혀 있는 자매가 있다고 해서 구조대는 수색 작업을 벌였다. 현장에서 구조 대원 무스타파 우즈투르크가 주변을 조용히 시키며 둘의 이름을 외쳤다. 이들은 장비를 이용해 소리를 감지하기 위해 귀를 기울이기도 했다.

드디어 소리가 포착돼 무스타파는 "이렘, 당신과 가까이 있다. 내 말이 들리는가?"라고 물었다.

소녀가 응답하는 듯하자 무스타파는 자매 중 한 명인 머브에게 침착하게 질문에 답을 달라고 말을 했다.

무스타파는 이틀 갇혀있었지만 몇 주 같이 느껴졌을 자매에게 5분 만에 꺼내주겠다고 말을 했다. 그는 구조 작업이 몇 시간씩 걸리지만 이들이 희망을 잃는다면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라며 자신의 의도를 밖에 있는 사람들에게 설명했다.

구조 대원들은 자매들이 갇힌 곳까지 대략 2m일 것으로 추정했다. 구조대 지휘관인 하산 비나이는 콘크리트에 터널을 팔 때 한 번의 실수로 대형 참사가 일어날 수 있어 매우 섬세하게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머브는 잔해 아래 갇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혹한 속에서 구조 작업을 벌이는 구조대의 상황을 걱정했다.

하지만 몇 시간 뒤 여진이 발생해 구조대는 작업을 중단하고 철수해야 했다. 하산은 잔혹한 현실이지만 구조대의 안전이 최우선이라고 밝혔다. 30분 후 무스타파와 세 명의 다른 구조 대원들이 다시 현장으로 돌아갔다.

구조대가 여진 때문에 떠나자 자매는 자신들이 죽게 내버려졌다고 생각했던 것으로 BBC가 보도했다.

구조 작업이 재개됐고 구조대는 콘크리트에 작은 구멍을 만들어 자매가 무스타파의 손전등에서 나오는 빛을 볼 수 있는지 확인했다. 그 후 둘이 있는 곳으로 소형 카메라를 내려보냈다.

이렘은 "어머니의 몸에서 악취가 나기 시작했고 우리는 숨을 제대로 쉴 수 없다"고 구조대에게 전했다. 자매는 사망한 어머니 옆에 며칠간 누워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전 6시 30분에 이렘이 먼저 구조됐다. 그녀는 울고 웃으면서 구조대에게 제발 머브도 데리고 나와달라고 애원했다.

하산은 그녀에게 머브를 데리고 나올 것이라고 약속했고 30분 정도의 추가 작업 끝에 머브도 나왔다.
  
그녀까지 무사히 구조되자 주위 사람들은 모두 박수를 치고 응원하기 시작했다.

한편, 구조대는 모두에게 다시 조용히 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산은 "내 말이 들리는 사람이 있으면 응답 달라"며 "답을 할 수 없으면 땅이라도 만져봐라"며 마지막으로 생존자들이 있는지 한 번 더 불러봤다.

몇 번 반복해 봤지만 응답이 없어 결국 하산은 다른 구조대가 건물을 수색하지 않도록 콘크리트에 빨간 스프레이로 표시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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