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금고지기' 전 재경총괄본부장 압송...대북송금·변호사비대납 수사 속도

기사등록 2023/02/11 11:36:16 최종수정 2023/02/11 11:49:43
[인천공항=뉴시스] 최진석 기자 = 쌍방울 그룹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되기 직전 해외로 도피했던 김성태 전 회장의 '금고지기'인 전 재경총괄본부장 김모씨가 1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송환되고 있다. 수원지검 형사6부(김영남 부장검사)는 김씨를 곧바로 수원으로 압송해 조사할 예정이다. 2023.02.11. myjs@newsis.com

[수원=뉴시스] 변근아 기자 =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의 금고지기인 김모 전 쌍방울 재경총괄본부장이 11일 국내로 송환되면서 검찰의 대북송금 수사에 한층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김씨는 쌍방울 그룹의 자금흐름 전반을 꿰뚫고 있을 뿐만 아니라 김 전 회장의 각종 자금을 관리해왔던 만큼 횡령·배임 혐의 세부 내용과 대북송금에 사용된 자금 출처를 밝힐 수 있는 키맨으로 꼽혀왔다.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영남)는 이날 오전 8시5분께 인천공항을 통해 국내로 들어온 김씨를 곧바로 수원지검으로 압송해 조사 중이다.

김씨는 지난해 5월 횡령·배임 등 혐의로 검찰 수사선상에 오른 뒤 김 전 회장 등과 해외로 출국했다가 같은 해 12월 초 태국에서 현지 경찰에 의해 붙잡혔다.

이후 송환을 거부하고 정식 재판에 돌입했으나, 지난 7일 송환거부소송에서 벌금형을 선고받고 항소를 포기하고 귀국 의사를 밝혔다.

김씨가 쌍방울 그룹 자금 거래 과정 전반을 꿰뚫고 있는 만큼 검찰은 그동안 김씨의 송환에 공을 들여왔다.

이에 검찰은 김씨를 통해 김 전 회장의 횡령 혐의 및 대북송금 의혹 등을 추가 규명해갈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검찰은 약 800만 달러를 해외로 밀반출한 뒤 북한에 전달한 혐의 등으로 김 전 회장을 기소했다.

다만, 해당 돈을 건넨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만 기소하고 해당 돈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돈의 목적 등에 대해 추가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김 전 회장은 800만 달러 중 500만 달러는 경기도의 스마트팜 사업 비용이며, 300만 달러는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방북 비용을 낸 것이라면서도 출처는 '개인 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검찰은 김 전 회장이 세운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해당 자금을 만든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에 검찰은 이 과정에 깊게 연루돼있으며 김 전 회장의 자산을 관리했던 김씨에게 관련 내용들을 집중적으로 캐물을 것으로 보인다.
[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8개월의 해외 도피 끝에 붙잡힌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17일 입국한다. 김 전 회장은 수원지검이 수사중인 쌍방울그룹 각종 비리 의혹의 핵심인물이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과 배임, 자본시장법위반, 증거인멸 등 혐의를 받는다. 사진은 16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 모습. 2023.01.16. jtk@newsis.com

아울러 김 전 회장이 이 대표의 변호사 비용을 대납해줬다는 의혹도 받는 만큼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빼낸 돈이 대북 송금 외 다른 곳으로 흘러간 것은 아닌지 등도 김씨를 통해 확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전 회장은 현재 변호사비 대납 의혹에 대해서는 부인하고 있다.

검찰은 김씨가 송환되기에 앞서 먼저 한국으로 들어온 김 전 회장의 수행비서 박모씨로부터 그가 소지하고 있던 김 전 회장의 휴대전화를 압수해 조사 중이기도 하다.

박씨는 지난해 5월 쌍방울 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던 시기 해외로 도피한 김 전 회장의 도피 생활을 도운 인물이다.

지난달 17일 캄보디아에서 체포된 박씨는 휴대전화 6대와 현금, 신용카드 등을 소유하고 있었는데 이 중 일부가 김 전 회장이 사용하던 차명 개통 대포폰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검찰은 박씨로부터 압수한 휴대전화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을 수원고검에 의뢰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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