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서 열람 마치고 오후 10시36분 나와
"번복된 진술 외 새로운 증거 없어"
"권력을 사적 보복에 사용…부당해"
심야조사 거부…3차 소환은 불투명
[서울=뉴시스]류인선 김남희 정유선 기자 = 10일 대장동·위례 의혹 관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검찰 2차 조사가 약 11시간 만에 종료됐다. 이 대표는 "새로 제시된 증거가 없다"며 "왜 다시 불렀나 의심이 될 정도"라고 불만을 표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10시36분께 조서 열람까지 마치고 서울중앙지검 청사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조사가 시작된 지 약 11시간 만이다.
이 대표는 "오늘 조사도 제가 낸 진술서의 단어의 의미나 문장의 해석 등으로 절반의 시간을 보냈고 의견을 묻는 질문이 상당히 많았다"며 "왜 다시 불렀나 의심이 될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 제시된 증거도 없다"며 "검찰에 포획된 대장동 관련자들의 번복된 진술 말고는 아무런 근거를 찾을 수가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매우 부당한 처사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국민이 맡긴 권력을 이런 식으로 특정 정치권력을 위해서 사적 보복에 사용하는 것은 정말로 옳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검찰이 3차 소환을 요구했는지'에 대한 질문엔 "검찰에 물어보라"고 답했다.
이 대표는 약 2분 가량의 발언을 마친 뒤 대기하던 차량에 탑승해 동문 앞으로 이동했다. 그는 그 곳에서 임시로 마련된 연단에 올라 지지자들을 바라보며 손을 흔들며 인사를 했다.
곧이어 이 대표는 자신을 반대하는 보수 집회 쪽을 향해서도 손 인사를 하는 등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이 대표는 연단에 내려와 다시 차량에 탑승한 뒤 귀가했다.
이 대표는 성남시장 시절 대장동 사업 민간개발업자들에게 특혜를 몰아주고, 그 대가로 428억원의 지분을 약속 받았다는 의혹 등을 받고 있다. 업무상 배임과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등 혐의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1시30분께부터 오후 8시50분께까지 약 9시간30분 동안 조사를 받고 이후 퇴청 전까지 약 1시간40분 동안 조서를 검토했다. 지난달 28일 첫 조사 때와 마찬가지로 반부패수사1부·3부(부장검사 엄희준·강백신)가 위례 신도시 특혜 의혹과 대장동 사건을 순차적으로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날 질문지를 1차 조사와 겹치지 않게 200쪽 가까운 분량으로 구성했다고 한다. 기존 검찰의 수사 내용과 이 대표가 제출한 진술서에서 차이가 있는 부분, 지난 조사에서 소화하지 못한 내용 등을 중점적으로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 대표가 출석 전 1차 조사 때 제출했던 33쪽 분량의 서면 진술서로 답변을 대신하겠다고 밝히면서, 검찰이 이 대표의 기존 입장 외에 새로운 진술을 얻어내긴 어려웠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일례로 이 대표의 진술서엔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등 측근들에 대한 명시적 언급이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 대표 측은 "사적인 이익을 위해 특혜를 준 적이 없고 대가를 받아본 적이 없다는 말에 모든 것이 다 포함돼 있는 것"이라며 "구체적으로 안 썼을 뿐 답은 분명히 제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 밖에 민간업자 일당에 특혜를 몰아주고 공공이익을 적게 환수했다는 혐의,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 논란 등에 대해 이 대표는 진술서와 같은 논리로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도 모두 부인했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날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심야조사를 요구했지만 이 대표 측은 '검찰이 시간 끌기를 하고 있다'는 취지로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조사에서도 이 대표 측이 '검찰이 조사를 고의로 지연한다'고 항의했으나, 검찰은 의혹이 장기간에 걸쳐져 있어 시간이 걸리는 것일 뿐 신속하게 조사를 진행했다고 반박했다.
3차 소환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검찰은 그 동안의 조사 내용 등을 토대로 이 대표 추가 소환 또는 신병 확보 등 추후 수사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공감언론 뉴시스 ryu@newsis.com, nam@newsis.com, rami@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