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이수만 SM지분 14.8% 4228억원에 인수
방 의장은 10일 하이브를 통해 "이수만 선생님께서 추진해 오신 메타버스 구현, 멀티 레이블 체제 확립, 지구 살리기를 위한 비전 캠페인과 같은 전략적 방향성에 전적으로 공감했다"면서 "하이브의 역량을 투입해 글로벌 시장에서 K팝의 위상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라면서 이렇게 전했다.
방 의장은 평소 "하이브는 (이수만) 선배님께서 개척하고 닦아오신 길에 레드카펫을 깔아주셔서 꽃길만 걸었다"고 언급할 정도로 이 전 총괄 프로듀서와 상호 간에 존중과 존경의 관계를 표명해 왔다.
그러던 중 방 의장은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가 올해 초 선포한 '휴머니티 앤드 서스테이너빌리티(Humanity and Sustainability)' 캠페인에 공감을 표하며, 최근 SM 관련 일련의 사태로 칩거하며 고심 중이던 이 전 프로듀서에게 지속가능한 K팝의 영향력 활용을 함께 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하이브가 SM엔터 인수전에 뛰어든 건 이 전 프로듀서와 SM 경영진이 갈등을 빚은 것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SM 이성수·탁영준 두 공동 대표는 이 전 프로듀서와 인연이 깊다. A&R에서 능력을 발휘해온 이 대표는 이 대주주의 처조카다. 2001년 SM에 공채 입사한 탁 대표는 매니저로부터 출발해 이 대주주와 오래 함께 하며 대표까지 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하지만 최근 일련의 사태로 두 공동 대표와 이 대주주가 등을 돌리게 된 것이다.
이 전 프로듀서와 방 의장은 과거 대형 K팝 기획사 모임 등을 통해 교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서울대 동문(이수만 농공학과 71학번·방시혁 미학과 91학번)이기도 하다. 이 전 프로듀서는 이번에 지분을 매각한 이후에도 3%가 넘는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하이브는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는 방시혁 의장이 음악인으로서 문화의 가치를 알고, K팝이 가야 할 미래 방향에 대한 철학을 함께 공유할 수 있다고 판단해 적극적인 지지를 보낼 결심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번 계약 체결에 앞서 K팝의 미래에 대한 고민을 나누고, 그 해법을 모색하기 위한 방안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 결과물 가운데 하나로 이번 주식양수도계약(SPA) 체결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하이브는 이 전 총괄 프로듀서가 보유한 지분 14.8%를 4228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로써 하이브는 SM의 단독 최대주주에 등극하게 된다. 앞서 SM이사회가 지난 8일 카카오를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결정해 카카오가 9.05%의 지분을 확보하게 되지만 하이브가 이를 단숨에 제친 것이다.
하이브는 SM의 소액 주주가 보유한 지분 공개매수에도 나선다. 12만원과 동일한 가격에 공개매수를 내달 1일까지 시행해 25%의 지분을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다. 하이브가 공개매수에 성공하게 되면, 최종적으로 SM 지분 40%를 확보해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하게 된다.
하이브는 "SM 지분 인수와 동시에 소액주주 이익 제고에도 나설 방침"이라면서 "최대주주가 누리게 될 경영권 프리미엄을 소액주주들과 공유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는 자신이 누리게 될 경영권 프리미엄을 소액주주들과 공유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번 공개매수를 진행하는 것에 대해 적극 찬성했다"고 전했다.
하이브는 SM이 지난달 발표한 '글로벌 수준의 지배구조'와 연계해 SM엔터테인먼트의 운영 구조를 선진화하는 노력에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하이브는 "SM의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의 의지를 확인했고, 이미 이사회 중심 경영을 통해 최고 수준의 지배구조 투명성을 갖춘 것은 물론, 멀티 레이블 전략 운영과 팬덤 플랫폼의 개발 등 업계 선진화를 주도해 온 만큼 SM엔터테인먼트의 지배구조 개선 과정에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한다는 계획"이라고 전했다.
또 앞서 이 전 프로듀서는 SM과 개인 회사인 라이크기획 간의 계약 해지를 했는데 하이브와의 합의 과정에선 라이크기획과 SM 간 계약 종료일로부터 3년간 일몰조항에 따라 일부 수수료가 이 전 총괄에게 지급되는 내용을, SM의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차원에서 지급받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개인 차원에서 보유하고 있던 SM 관계사들의 지분도 하이브에 양도해 지배구조 개선 작업에 전폭적으로 협조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하이브도 관계사 지분 정리를 통한 지배구조 개선에 추가 재원을 투입하면서 화답했다.
하이브는 이번 이 전 프로듀서의 지분 인수로 명실상부 K팝 대표 회사라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주요 음악시장인 한국, 미국, 일본에 거점을 형성해 글로벌 경영의 기반을 확보했다. 멀티레이블 전략의 완성을 통해 독립적인 권한을 가진 다양한 레이블 법인들을 성공적으로 운영해 오고 있다.
하이브는 "이같은 역량과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3대 사업 축인 레이블과 솔루션, 플랫폼의 모든 분야에서 SM엔터테인먼트와 전략적 시너지 창출에 나설 방침"이라고 전했다. 플랫폼을 통한 협업은 물론 SM엔터테인먼트 산하의 다양한 솔루션 사업들과 하이브의 기존 솔루션 사업들 간에도 시너지 모색에도 나선다.
다만 현 SM 경영진과 갈등을 어떻게 풀어나갈지가 하이브에겐 숙제다. 이·탁 SM 공동대표이사 및 경영진(센터장 이상 상위직책자 25인)은 이날 공동 입장문을 내고 "SM은 특정 주주·세력에 의한 사유화에 반대하며, 건전하고 투명한 지배구조를 확립하고 주주 권리 보호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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