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공정위 제재 피한 최태원 회장…부산엑스포 유치 '총력전'

기사등록 2023/02/10 08:00:00 최종수정 2023/02/10 08:03:47

공정위, 대장동 연루 계열사 누락으로 최태원에 경고

지난해 SK실트론 사건 이어 이번에도 고발은 안해

대한상의 회장 겸 부산엑스포 민간위원장…尹과 '원팀' 호흡

[구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일 경북 구미 SK실트론에서 열린 반도체 웨이퍼 증설 투자 협약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02.01.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경고' 처분을 받았다. 대기업집단 지정을 위한 자료를 제출하면서 일부 계열사를 빠뜨렸기 때문인데, 당초 예상됐던 고발은 이뤄지지 않아 상대적으로 가벼운 제재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공정위, 고발 없는 '경고' 처분…지난해 SK실트론 사건도 '미고발'
10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전날 SK그룹 동일인(총수)인 최태원 회장이 기업집단이 제출해야 하는 지정 자료를 허위로 제출한 데 대해 '경고' 조치를 내렸다.

공정위에 따르면 최 회장은 대기업집단 지정을 위한 자료를 제출하면서 킨앤파트너스㈜, 플레이스포㈜, 도렐㈜, ㈜더시스템랩건축사사무소 등 4개사를 소속회사에서 빼놓고 제출했다.

킨앤파트너스의 경우 SK행복나눔재단에서 일했던 박중수 전 대표가 지난 2013년 설립한 투자 자문사로 대장동 개발 사업을 주도했던 화천대유자산관리에 초기 사업 자금을 투자한 회사다. 킨앤파트너스는 이 돈을 최태원 회장 동생인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으로부터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거래법(독점 규제 및 공정 거래에 관한 법률)에서는 자산 총액 5조원을 넘는 기업의 경우 동일인의 '배우자·6촌 이내 혈족·4촌 이내 인척'을 친족으로 규정한다. 해당 기업은 동일인 친족이 지배하는 회사에 관련된 자료(지정 자료)를 매년 공정위에 제출해야 한다.

조성욱 공정위원장은 지난해 10월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킨앤파트너스가 SK 계열사가 맞는지 살펴보겠다며 고발을 포함한 제재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1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경제패러다임의 변화와 한국경제의 대응 방안'을 주제로 열린 제1회 대한상공회의소-한국은행 세미나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2023.02.01. mangusta@newsis.com

하지만 공정위는 이번 결정에서 최 회장이 지정 자료 누락 제출을 직접 인지했을 가능성은 경미하다고 판단, 최 회장에 대해 고발 없는 경고 조치만 취했다.

누락된 4개사에 대해 최 회장 및 SK 기존 소속회사들은 전혀 지분을 보유하지 않고 있고, 최 회장이 4개사의 설립·운영에 관여한 정황도 일절 없으며, SK 기존 소속회사 간 내부거래도 없었다는 게 공정위 판단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누락된 4개의 기업들은 최 회장이 직접 갖고 있는 주식이 없고 오직 동생 최 이사장을 통해 지배하는 구조"라며 "최 회장이 이 문제를 사전에 인식했을 가능성은 경미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앞서 불거진 SK실트론 관련 사건도 고발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공정위는 2021년 말 "기업집단 SK 소속 회사 SK㈜가 최 회장에게 사업(SK실트론 일부 지분 인수) 기회를 제공한 행위에 대해 시정 명령과 과징금 총 16억원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지난 2017년 1~4월 SK가 SK실트론(당시 LG실트론)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개인 자격으로 주식 29.4%를 사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SK실트론은 그룹을 업고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는데, 지분 100%를 SK가 인수하지 않은 것은 최 회장의 사익 편취를 위한 결정이라는 것이 공정위의 판단이었다.

그러나 공정위는 최 회장이 직접 지시한 정황을 찾지 못했다는 이유로 고발 조치를 하지 않았다. 이후 지난해 한 시민단체가 해당 사건과 관련, 최 회장을 경찰에 고발했지만 경찰 역시 공정위 고발권 행사 의사가 없다는 이유로 사건을 종결했다.
[구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일 경북 구미 SK실트론을 방문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실리콘 웨이퍼 생산시설을 시찰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3.02.01. yesphoto@newsis.com

◆최태원, 기업인 중 尹대통령과 최다 만남…존재감↑
최 회장은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어떤 기업인보다 윤 대통령과 잦은 만남을 가지며 정부와 '원팀' 호흡을 보여왔다.

최 회장은 지난 5월 윤 대통령 취임 이후 열번 이상 대통령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재계 순위 1위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보다 많다.

윤석열 정부가 적극 추진하는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민간유치위원장을 맡은 그는 전 세계를 상대로 부산엑스포 홍보대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지난달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포럼에서는 '코리아 나이트(한국의 밤)' 행사를 직접 주관하며 총력전을 펼쳤다.

이 행사에는 최 회장을 비롯해 이재용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해외 인사로 클라우스 슈밥 세계경제포럼(WEF) 회장, 척 로빈스 CISCO 회장, 아서 G.설즈버거 뉴욕타임즈 회장, 딜런 테일러 보이저스페이스 회장, 아니쉬 샤 마힌드라 그룹 대표이사 등이 참석했다.
[다보스=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8일(현지시간) 다보스 한 호텔에서 열린 한국의 밤 행사에서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의 개회사에 미소짓고 있다. 2023.01.19. photo1006@newsis.com

윤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 순방에도 최 회장이 함께 했다. 최 회장은 아부다비에서 개최된 '한-UAE 비즈니스 포럼'에서 한국 기업들이 최소 61억 달러(약 7조5500억원) 규모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데 기여했다.

국내에서도 최 회장과 윤 대통령의 '동행'은 이어졌다. 최 회장은 지난 1일 윤 대통령과 함께 경상북도 구미 SK실트론에서 반도체 웨이퍼 증설 투자 협약식을 함께 했다.

최 회장은 이날 윤 대통령에게 2025년까지 경북에 5조5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고, 윤 대통령은 "과감하고 선제적인 투자를 하는 기업에 모든 자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화답했다.

최 회장은 향후에도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이어나간다.

지난해 다양한 국가를 방문하며 유치 활동을 펼쳤던 최 회장은 올 상반기에도 해외 국가들을 방문, 지지를 호소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오는 6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4차 경쟁 프레젠테이션(PT) 준비에도 박차를 가한다.

2030 엑스포 개최지는 4차 PT 이후 오는 11월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5차 PT 발표를 거쳐 회원국들의 비밀투표로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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