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88%, 안전담당부서 설치…中企 어려움 여전
"고의·중과실 없는 경우 면책 규정 신설 시급"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1년이 지난 현재 법 시행초기보다 산업안전역량을 갖춘 기업이 늘어났고 법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단 중소기업의 경우 전문인력 부족으로 여전히 이 법 대응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가 9일 중대재해처벌법 대응 웨비나에 참여한 5인 이상 29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해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100일에 실시한 기업실태조사에서 안전보건업무 담당부서를 설치한 기업은 45.2%였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75.5%로 크게 늘었고, 안전전담인력을 둔 기업은 31.6%에서 66.9%로 2배 이상 증가했다.
법에 대한 기업들의 이해수준도 높아졌다. 중대재해처벌법의 내용을 이해하고 대응이 가능하다고 응답한 기업은 61.3%로 지난해 실태조사시 30.7%보다 2배 정도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유해·위험요인 확인, 개선절차 마련, 점검 및 조치를 취하는 위험성 평가에 있어서도 기업의 92.1%가 실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 안전인력 부족하고 법 이해 못해 대응 어려워
하지만 중소기업은 여전히 법적 의무를 준수하기 어려운 것으로 파악됐다.
산업안전역량을 규모별로 살펴보면, 대기업(300인 이상)의 경우 87.9%가 안전담당부서를 설치한 반면, 중기업(50~299인)은 66.9%, 소기업(5~49인)은 35.0%에 그쳤다.
안전전담인력을 두고 있다는 응답도 대기업은 83.9%에 달한 반면, 중기업과 소기업은 각각 55.4%, 10.0%에 불과했다. 특히, 소기업의 경우 75%가 안전업무를 다른 업무와 겸직시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중기업의 44.6%와 소기업의 80.0%가 여전히 법을 이해하지 못하고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반면 대기업은 28.2%에 불과했다.
한 소기업 사장은 "안전관련법이 너무 방대하고 복잡해 어디서부터 챙겨야 할지 여전히 혼란스러운 부분이 많다"며 "법 대응사항에 대해 정부에서 무료점검과 지도에 나서주고 자금이나 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에 대해 정책적인 지원 확대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중대재해처벌법 중 보완이 시급한 규정으로 기업들은 '고의·중과실 없는 중대재해에 대한 면책규정 신설'(65.5%)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안전보건확보의무 구체화'(57.6%), '원청 책임범위 등 규정 명확화'(54.5%), '근로자 법적 준수의무 부과'(42.8%) 등의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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