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총협, 전국 191개교 등록금 인상 여부 조사
올해 6.3% 등록금 인상…국공립 8곳, 사립 4곳
77.5% 동결, 등록금 인하는 청주대 1곳 '유일'
사총협 "등록금 규제 폐지, 지원 5조원 확대" 요구
[서울=뉴시스]김경록 기자 = 지난해 단 1곳도 등록금을 올리지 않았던 대학들이 올해는 12곳이나 대거 인상한 것으로 조사됐다.
8일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사총협)는 올해 전국 국·공·사립 191개 대학 중 12곳(6.3%)이 등록금을 인상했다고 발표했다. 등록금을 올린 12곳 중 국공립대가 8곳(20.5%), 사립대가 4곳(2.6%)이었다.
등록금을 동결한 대학은 148개교(77.5%)였으며, 인하한 대학은 청주대(1곳·0.5%)가 유일했다.
나머지(29개교·15.2%)는 등록금 인상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거나 등록금이 없는 대학(광주가톨릭대)이었다. 이 조사는 지난달 18일부터 이날까지 대학 홈페이지 및 언론 기사를 근거로 이뤄졌다.
사총협은 지난해에도 같은 표본을 바탕으로 등록금 인상여부를 조사했는데, 당시 '0곳'이었던 등록금 인상 대학이 올해는 12곳이나 발생했다. 99.0%(189개교)였던 등록금 동결율은 올해 77.5%(148개교)로 21.5% 포인트(p)나 떨어졌다.
정부의 등록금 규제는 2009년부터 시작됐다. 특히 2012년부터 적용된 '국가장학금Ⅱ 규제'는 대학의 등록금 동결을 유도하는 방지턱으로 작동해왔다. 등록금을 한 푼이라도 인상한 대학은 3800억원에 달하는 국가장학금Ⅱ 지원을 받을 수 없는 구조 때문이었다.
그런데 올해 등록금 인상 법정 상한이 4.05%로 지난해(1.65%)보다 크게 오르면서, 일부 대학에서 국가장학금Ⅱ 손실을 감수하고 등록금을 올리는 경우가 발생했다. 국립대인 교육대학들과 부산에 위치한 사립 동아대가 대표적이다.
사총협은 그간 등록금 동결과 최근 고물가 및 학령인구 감소가 맞물리면서 대학들의 누적된 재정 적자가 한계에 다다랐다고 설명했다.
황인성 사총협 사무처장은 "2009년부터 14년간 소비자물가지수는 128.2% 인상돼, 실질등록금은 2009년 대비 약 30% 감소했다"며 "재정악화로 교육여건은 열악해졌고, 장기간 임금 동결로 교수 및 직원들의 사기는 저하됐다"고 밝혔다.
나아가 황 사무처장은 등록금 규제를 없애고 대학에 대한 정부 재정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등록금 인상시 적용되는 국가장학금Ⅱ 연계를 폐지해야 한다"며 "정부의 고등교육에 대한 공교육비 규모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평균 수준인 1%~1.1% 수준, (지금보다) 5조원 이상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사총협은 지난해 전국 191개 대학의 평균 등록금은 658만1000이었다고 덧붙였다. 사립대(152개교) 평균은 723만6000원, 국공립대(39개교) 평균은 391만4000원이었다. 국공립과 사립 모두 비수도권 대학보다 수도권 대학의 평균 등록금이 더 비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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