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위, 사행심 조장 민원 '불타는 트롯맨' 행정지도

기사등록 2023/02/07 14:57:56

여자 청소년 술접대 장면 보여준 애니도 행정지도

비속어 장면 비프음 처리한 '집사부일체'는 권고

[서울=뉴시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심의소위원회 회의 모습. (사진=방송통신심의위원회 제공) 2023.02.0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사행심을 조장했다는 민원이 제기된 MBN 오디션 프로그램 '불타는 트롯맨'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로부터 '행정지도' 처분을 받았다.

방심위 방송심의소위원회는 7일 회의를 열고 '불타는 트롯맨'의 지난해 12월20일 방송분에 대해 '의견제시'를 의결했다.

'불타는 트롯맨'은 기본 상금 3억원부터 시작해 한도 없이 상금이 치솟는 '오픈 상금제', 최종 TOP7에게 투표수만큼 상금을 주는 '우승투표 상금제' 등을 도입한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해당 방송분은 '상금 무제한'이라는 자막과 함께 사방에 흩날리는 돈에 열광하는 출연자들의 모습을 보여줬고, 출연자들을 돈으로 평가하는 것이 출연자를 상품화한 것이라는 민원이 제기됐다.

이날 위원 5명 중 3명이 '의견제시', 2명이 '문제없음' 의견을 내면서 '의견제시'로 결정났다. 방심위 결정은 제재수위가 낮은 순부터 열거하면 '문제없음', 행정지도 단계인 '의견제시'와 '권고', 법정 제재인 '주의'와 '경고', '프로그램 정정·수정·중지나 방송프로그램 관계자 징계', '과징금' 순이다. 법정제재는 방송사 재허가·승인 심사시에 방송평가에 감점 사항이 된다.

옥시찬 위원은 해당 방송분에 대해 "그야말로 황금만능주의를 보여주는 듯 해서 마음이 그렇지만, 개인의 소회와 심의는 다른 것이다. 프로그램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문제없음' 의견을 냈다. 황성욱 위원도 '문제없음' 의견을 냈다.

반면 김우석 위원은 "좀 고민했는데 많이 불편하다. 사행심이나 위화감을 조성해서는 안되지만, 워낙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법정제재는 과한 것 같고 행정지도가 바람직한 것 같다"고 밝혔다.

김유진 위원도 "김우석 위원의 고민에 공감한다"며 "사행심 조장이 객관적 기준이 있는 게 아니라 주관적 평가가 개입될 수 밖에 없는 만큼 법정제재를 가는 건 무리라는 생각이 든다. 행정지도 선이 좋겠다"고 했다. 이광복 소위원장 역시 "출연자들을 상품화했다는 생각까지는 안 들지만 일단 '의견제시'를 냈다"고 말했다.

방송소위는 배우 신현준과 정준호가 '사부'로 나와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비속어를 언급하는 장면을 비프음으로 처리한 SBS 예능 '집사부일체'(지난해 8월21·28일 방송)에 대해서는 '권고'를 의결했다. 여자 청소년이 중년 남성들에게 술 접대하는 장면을 방송한 케이블TV 채널 애니플러스 '마이코네 행복한 밥상'(지난해 12월28일 방송분)에 대해서는 '의견제시'를 의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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