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인재양성 전략회의서 'RISE사업' 발표
시도지사 발전 계획 짜면서 참여 대학 선정
지방대 폐교시 인구감소·지역소멸 문제 심화
전문성 부족은 우려…시행착오 시 적기 놓쳐
사업 5년·임기 4년…"권한 균형있게 배분해야"
[세종=뉴시스]김정현 기자 = 정부가 오는 2025년부터 광역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연간 2조원 규모의 대학 재정지원사업 집행 권한을 넘기기로 하면서 국정과제인 '지방대학 살리기'의 밑그림이 드러났다.
이에 선출직인 시도지사가 4년 임기를 마치고 교체되면 고등교육(대학) 정책의 일관성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시도지사와 관계가 있는 소수 대학만 혜택을 볼 경우 또 다른 서열화가 우려된다는 말도 나온다.
2일 교육계에 따르면 전날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인재양성 전략회의에서 발표한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의 골자는 2025년부터 광역 시장·도지사가 연간 총 2조원 규모의 국고 출연금을 받을 대학을 정하게 된다는 것이다.
지방자치단체 협조가 필요한 재정지원사업 5개 이상을 통폐합해 단일한 국고 출연금 'RIS 사업'을 편성하고, 교육부와 광역시도 간에 5년 간의 협약을 맺어 대학 재정지원 사업을 운영한다는 내용이다.
이처럼 대학 재정 권한을 지자체로 넘기는 이유는 지역 일자리를 늘리고 인구 유출을 막는 생존 전략을 지역과 지역 대학이 함께 구상하라는 취지다.
교육계에서는 지방대가 문을 닫으면 지역소멸과 인구감소 현상이 심화된다는 위기 의식이 높다. 전북의 서남대와 강원의 한중대 사례가 이를 방증한다.
이 부총리는 지난달 31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정기총회에서 "중앙 부처에서 대학이 받아가는 사업의 가짓수가 1100개가 넘는다"며 "같은 일을 하는데 (부처별로) 칸막이를 나누면 돈이 제대로 쓰이겠나. 이제는 바꿀 때가 됐다"고 설명했다.
물론 지자체가 지역 실정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고 해도 교육 행정에 대한 전문성은 떨어지는 만큼 기대한 성과가 날 지는 아직 미지수다.
예를 들어 특정 지자체가 지역 내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RIS 사업 참여 조건으로 관련 분야 정원을 대폭 늘릴 것을 요구할 경우 과거 중앙 정부를 상대로 구조조정을 압박한다고 반발했던 것처럼 교수, 학생 등 구성원 반발이 일 수 있다.
이런 시행착오가 있을 경우 코앞에 다가온 '지방대 살리기'의 적기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승우 순천향대 총장은 대교협 정기총회에서 "올해와 내년 브이(V)자형으로 학령인구가 줄면서 지방대 위기가 심화될 수 있다"며 "지역대학을 관리할 수 있는 주체가 불분명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칸막이를 없애고 대규모 예산을 한데 묶어 대학 총장 등 운영진이 지자체와 협업해 구조개혁에 사용할 수 있도록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지만 총장들 사이에서는 '지자체의 변덕'을 우려한다.
아무리 5년 단위 협약을 맺어 최소한의 연속성을 담보한다지만 4년 임기의 지자체장은 선거로 선출되는 만큼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는 지적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전 회장인 김헌영 강원대 총장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예컨대 '지자체 지방비 10%를 고등교육(대학)에 투입한다'는 안전장치가 없어 선거 결과에 따라 지자체장 성향이 바뀔 경우 대학에게는 안전망이 없어진다"고 말했다.
정의당 정책위원회도 "교육부는 지자체를, 지자체는 관내 대학들을 고르게 지원해야 한다"며 "교부 아니라 편중이라면 RISE 사업은 '서열과 도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당 소속 단체장의 정치적 접근, 단체장 교체에 따른 사업 중단 또한 걱정"이라며 "부작용을 고려하면서 교육 당국과 지자체는 권한을 균형 있게 잘 배분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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